러 외무 "카자흐 시리아 평화회담에 트럼프 정부 대표 초청해야"
연례 내외신 회견…"트럼프 정부와의 협력 이전보다 더 효율적이길 기대"
"러 사이버 위협 주장은 거짓말…대북 압박과 함께 협상 문도 열어놔야"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는 다음 주 카자흐스탄 수도 아스타나에서 열릴 예정인 시리아 평화회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유엔 대표들을 초청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고 러시아 외무장관이 17일(현지시간) 밝혔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지난해 러시아의 외교활동을 결산하는 연례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히고 "트럼프 행정부가 초청을 받아들여 가능한 수준의 전문가들을 파견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시리아 내 테러와의 전쟁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미국 새 행정부와의 첫번째 공식 접촉이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아스타나 회담의 과제가 시리아 휴전 체제를 공고히 하고 야전사령관들이 정치적 협상에 참여하도록 합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이란·터키 3국은 지난해 말 미국 등 서방을 배제한 채 시리아 정부군과 반군 간 휴전을 성사시키고 평화회담을 추진하고 있다.
시리아 정부군을 지원하는 러시아·이란과 반군 지원국인 터키의 중재로 열릴 아스타나 평화회담은 오는 23일로 예정돼 있다.
라브로프 장관은 이어 미국과 러시아가 시리아 내전 문제 해결을 위한 기존 협상틀인 '국제시리아지원그룹'의 공동 의장국임을 상기시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시리아에서 테러리즘에 심각하게 대처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면 기존 협상 틀도 부활시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리아 및 테러리즘과 관련된 다른 문제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팀과의 협력이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력보다 더 효율적이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는 어떤 우려나 환호도 없이 새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길 기다리고 있다"면서 "만일 트럼프 행정부가 진실로 러시아와 함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태도를 갖고 있으면 러시아는 이에 상호적으로 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5일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러시아와의 협상에서 핵감축 협정과 대러 제재 해제 맞교환 가능성을 언급했다는 보도와 관련, 라브로프는 그의 인터뷰에서 그러한 제안을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물론 전략적 안정성과 핵전략균형 등은 미-러 양국 간의 핵심적 의제 가운데 하나이며 이와 관련한 대화를 재개하는 것이 러시아의 우선적 관심사이지만 전략적 균형 변화가 정세 불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민주당 해킹 등으로 지난해 미국 대선에 개입했고, 트럼프 당선인에 관한 비방 자료도 수집했다는 등의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선전전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을 증명하려는 모든 시도는 근거 없는 것이며 러시아로부터 오는 사이버 위협에 관한 주장들은 거짓말"이라면서 "러시아가 트럼프에 관한 비방 자료를 갖고 있다는 보고서를 쓴 영국 정보기관 MI6 전 요원은 '도망간 좀도둑'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라브로프는 회견에서 러시아와 중국 간의 전략적 협력 관계를 강조하면서 한반도 문제에서 양국의 긴밀한 공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핵) 협상 재개를 위한 제안들을 가장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제기해 왔다"면서 "북한에 대한 압박과 함께 협상 재개를 위한 문도 열어 놓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러시아와 중국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할 수 없고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을 포함한 도발과 모험주의가 강하게 비난받아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신념에도 불구하고 한반도가 위협이 지속해서 증대되는 지역이 돼선 안 된다는 점을 확신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위기가 해당 지역에서의 비대칭적 군비 증강과 공격적 군사훈련의 명분으로 이용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시스템의 한국 배치와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에 대한 러시아와 중국의 비판적 입장을 되풀이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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