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하자원 헐값에 팔린다…가공산업 경쟁력 미비 탓

입력 2017-01-18 06:05
수정 2017-01-18 06:12
北 지하자원 헐값에 팔린다…가공산업 경쟁력 미비 탓

북한자원硏 "대북제재로 자원 가공 수출정책 실현 어려울 것"

(서울=연합뉴스) 홍국기 기자 = 북한 지하자원이 가공산업의 경쟁력 미비로 해외에 헐값에 팔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북한자원연구소는 18일 '북한 지하자원 가공산업 현황과 전망'이라는 보고서에서 "북한은 많은 양의 지하자원이 매장돼 있음에도 가공산업 시설 노후화와 전력부족 등의 한계로 국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하자원은 채굴된 상태로 이용되거나 가공을 거쳐 상품화된다. 채굴된 상태로 상품화되는 광석은 석탄이 대표적이며 동, 아연 등 대부분의 금속광물은 가공처리를 거쳐 상품으로 팔린다.

지하자원 가공은 광산 현지(on-site)에서 이루어지는 1차 가공과 1차 가공상품을 재처리하는 2차 가공산업, 최종 수요처에서 처리하는 3∼4차 가공산업 등으로 구분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국지질조사국(USGS) 자료 등을 인용해 북한에서 연·아연·동·마그네사이트의 1차 지하자원의 가공산업 평균 가동률을 28.3%, 연·아연·동의 2차 가공산업 평균 가동률을 16.9%로 추정했다.

이렇듯 북한은 가공산업 경쟁력 미비로 인해 연(鉛·납)·아연·동 3개 품목에서만 연간 1억8천500만∼2억5천800만달러(약 2천억원∼3천억원)의 수출손실액을 기록했다고 보고서는 한국무역협회 자료를 인용해 추산했다.

북한이 2차 가공제품보다 부가가치가 낮은 1차 가공제품을 수출함으로써 큰 외화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이들 지하자원의 수출단가도 대부분 국제가격보다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북한에서 1차 가공품인 아연정광의 수출가격은 국제가격의 56%. 동은 24%, 마그네사이트는 42% 수준으로 거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가공품은 1차 가공품과 달리 국제가격에 거의 근접하거나 오히려 비싼 값으로 수출되고 있다. 아연괴는 국제가격의 89%, 연괴는 119%, 동괴는 99% 수준으로 수출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따라 북한은 최근 자국 지하자원산업의 부가가치 향상을 위해 지하자원의 가공제품 수출에 주력하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일성종합대학학보는 2016년 4호(지난해 12월 10일 발행) 논문에서 북한에 풍부한 연·아연·마그네사이트·흑연·규석·희토류 등 광물 자원을 가공해 수출하는 방안을 언급했다.

최경수 북한자원연구소장은 "북한에서 원활한 지하자원의 가공이 가능하면 상당한 경제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유엔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는 한 성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북한이 지하자원의 원료수출에서 가공수출로 정책을 전환하려면 북한 내 가공시설의 현대화가 근본적인 과제"라며 "외국 가공기술 도입과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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