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국 공장' 압박…LG전자 창원공장 위상 변화?
제품 '생산지' 문제 우려 속 회사측 "R&D센터 개소, 중요도 더 커져"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자가 글로벌 기업들을 향해 '미국 공장' 건설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전 생산기지 중 하나인 LG전자 창원공장 위상에 변화가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지역 경제계를 중심으로 관세부과 등 보호무역주의 강화를 내세운 트럼프 당선인이 오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면 LG전자 창원공장에서 만든 가전제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온다.
LG전자는 창원국가산단내에 1·2공장에서 냉장고, 세탁기, 식기세척기, 오븐, 정수기 등을 생산한다.
TV와 휴대전화를 제외한 LG전자 주력 가전제품 대부분을 여기서 만든다.
그 중에서 냉장고, 세탁기가 주력 대미 수출품이다.
창원공장산 세탁기, 냉장고는 프리미엄급이다.
보급형 냉장고와 세탁기는 멕시코, 베트남 공장에서 만들어 미국에 수출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후 창원공장에서 만든 프리미엄급 냉장고·세탁기는 미국 수출 때 관세를 전혀 물지 않는다.
LG전자 측은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더라도 한미FTA를 폐기하거나 협상을 통해 개정을 요구하지 않는 이상 고품질에 '무관세' 가격 경쟁력이 있는 창원공장 산 냉장고, 세탁기 수출에 당장 어려움이 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창원상공회의소 등 지역 경제계는 이보다는 제품 '생산지' 문제가 LG전자 창원공장에 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우려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연일 멕시코에서 제품을 만들어 미국으로 수출하는 기업을 향해 높은 관세를 매기겠다며 글로벌 기업들에게 미국내 공장 건설을 압박하고 있다.
LG전자 역시 미국내 생산공장을 검토하는 방법으로 트럼프 경제정책을 우회할 전략을 찾는 중이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8일 미국 소비자가전전시회(CES) 행사장에서 올해 상반기 중 미국 내 생산공장 건설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미국내에 공장을 지어 제품을 생산하면 그동안 미국 수출제품을 생산하던 기존 국내외 공장에 어떤 형태로든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LG전자 측은 '트럼프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창원공장 중요도는 더 커졌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그동안 서울 등에 흩어져 있던 가전제품 연구개발 기능을 한데 모아 올 상반기 중 창원1공장내에 지상 20층 규모 대규모 R&D센터문을 연다.
그동안 생산거점이던 창원공장에 연구개발 기능까지 맡기는 것이다.
창원 R&D센터는 LG전자가 국내외 공장에서 생산할 다양한 가전제품 설계·시험을 한다.
해외 공장은 창원 R&D센터가 개발한 제품을 현지 고객 기호나 상황에 맞춰 일부 변형한 후 생산하는 역할을 한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으로 대미 수출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창원공장은 연구개발 기능까지 확보해 더 중요한 위치를 점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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