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걷어내고 밝은 새벽 알리길"…판화로 만나는 세계의 닭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서 22일부터 특별전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원주 치악산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에서 닭을 주제로 한 전시가 열린다.
설을 앞둔 22일 개막해 3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새벽을 알리는 희망의 전령사 - 판화로 보는 세계의 닭' 특별전이다.
한선학 명주사 고판화박물관장은 17일 종로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아침을 여는 닭의 정신으로 혼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이 거듭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기획했다"고 말했다.
동양에서 닭은 문(文)·무(武)·용(勇)·신(信)·인(仁) 등 다섯 가지 덕을 가진 '오덕'(五德)의 동물로 인식됐으며, 민간에서는 복을 부르고 액을 물리친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닭 그림을 대문에 붙이는 풍습이 있었다.
또 절에서도 지네를 잡아먹는다는 이유로 닭을 많이 키웠으며, 중국에서는 부적용 목판에 닭과 지장보살을 앞뒤로 새기기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우리나라의 목판과 판화, 중국에서 새해에 제작하는 그림인 연화(年畵), 풍속을 소재로 한 일본 판화인 우키요에, 유럽의 판화 등 닭과 관련된 자료 70여 점이 나온다.
우리나라 판화 중에는 다산과 출세를 기원하는 작품 외에도 투계(鬪鷄)를 묘사한 판화들이 공개된다.
이에 대해 한 관장은 "투계 장면을 담은 판화가 중국에는 거의 없는 데 반해 우리나라에는 적지 않다"면서 "아이들이 닭싸움을 구경하는 모습이 흥미롭다"고 설명했다.
동아시아의 판화로는 중국 동진시대에 1천 마리의 닭을 기르면서 모두 이름을 지어주었다는 도사 축계옹(祝繫翁)의 이야기를 표현한 작품과 일본의 대표적인 우키요에 화가인 가쓰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의 채색 목판화를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피카소의 '수탉', 샤갈의 '노란 꽃과 병아리' 등 서양의 석판화 작품도 선보인다.
한 관장은 "여러 국가와 민족에게 닭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동물이었다"며 "판화 작품 속에 나타난 각양각색의 닭을 감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psh59@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