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 직원 기지로 보이스피싱 예방…퇴직금 그대로 날릴 뻔
경찰, 감사장 전달…농협, 해약한 예금 원상복구
(고양=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농협 직원들이 기지를 발휘해 퇴직금 4천800만원을 날릴 뻔한 80대 노인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아냈다.
경기 일산동부경찰서는 17일 이 같은 공로로 일산농협 마두역지점 소속 강종철·박은희씨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
경찰과 농협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1시 30분께 고양시 일산농협 마두역지점에서 장모(83)씨가 예금을 해약하고 4천800만원을 인출했다. 장씨가 군복을 벗으면서 받은 군인 퇴직금 전부였다.
그런데 장씨가 인출한 돈을 서류가방에 담아 배회하는 모습이 어딘가 이상해 보였다. 직원들은 보이스피싱 피해를 예감했고 곧바로 장씨에게 말을 걸면서 한편으로 112에 신고했다
아니나다를까 장씨는 현금을 인출해 집에 보관하라는 경찰 사이버수사대를 사칭한 보이스피싱 조직의 전화를 받고 예금을 해약한 것이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진짜 경찰관이 확인한 결과 장씨의 서류가방 속 휴대전화는 계속해서 보이스피싱 조직원과 통화 연결중이었다. 경찰은 장씨를 설득해 통화 연결을 차단하고, 해당 전화가 국제전화로 걸려온 것임을 확인했다.
하마터면 퇴직금 전부를 날릴 뻔한 찰나, 농협 직원들의 기지가 빛난 순간이었다. 아울러 농협 측은 장씨가 손해를 보지 않도록 예금 해약을 완전히 원상복구했다.
경찰 관계자는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기 위해서는 경찰·금융·통신기관 간 협력이 중요하다"면서 "의심스러운 경우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suki@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