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함비리 무죄' 황기철 前해군총장 명예회복…보국훈장 받아

입력 2017-01-17 11:35
'통영함비리 무죄' 황기철 前해군총장 명예회복…보국훈장 받아

지인 "황 전 총장, 억울한 누명에 큰 상처…중국 체류 중"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통영함 납품비리 혐의로 구속됐다가 무죄가 확정된 황기철(60) 전 해군참모총장이 보국훈장을 받는다.

정부는 17일 서울청사에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황기철 전 해군총장에게 보국훈장을 수여하는 등 64명에게 훈·포장을 수여하는 내용의 영예수여안을 처리했다.

황 전 총장은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된 데 이어 정부로부터 보국훈장까지 받게 되면서 그의 명예가 회복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범죄 혐의를 완전히 벗어야만 이 훈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09년 통영함 장비 납품사업자 선정 당시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소장)으로 재직하며 성능이 미달하는 미국계 H사의 선체 고정 음파탐지기가 납품되도록 허위보고서 작성을 지시해 국가에 38억원 상당의 피해를 준 혐의 등으로 2015년 4월 구속 기소됐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은 황 전 총장이 진급할 욕심으로 당시 해군참모총장이었던 정옥근(64) 씨의 해군사관학교 동기 김모(64) 씨가 소개한 회사를 납품업체로 결정하도록 시험평가결과 보고서를 조작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징역 5년을 구형했다.

하지만 1, 2심은 "배임 행위의 명백한 동기가 없고, 허위 문서 작성을 공모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합수단에 의해 황 전 총장이 구속될 때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런 지적을 의식해 당시 검찰 고위 관계자가 군내 여론을 탐색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해군의 한 관계자는 "황 전 총장이 해군참모총장직을 잘 수행했고, 30여년 군 생활 기여도 등이 고려되어 훈장을 받은 것"이라며 "통영함 문제에서 자유로워졌다"고 말했다.

황 전 총장은 지난해 6월부터 중국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의 한 예비역은 "황 전 총장이 사실과 다르게 범죄 혐의가 씌워진 것에 대해 굉장히 상처를 받았다"며 "한국 사회에서 사람을 만나기가 편치 않다면서 중국에 머물고 있다"고 전했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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