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위기 몰렸던 용인시 빚 7천848억 상환 '채무제로'

입력 2017-01-17 11:15
수정 2017-01-17 16:37
파산위기 몰렸던 용인시 빚 7천848억 상환 '채무제로'

정찬민 시장 "재정여유분 교육·복지·도시정비에 집중 지원"

(용인=연합뉴스) 김인유 기자 = 파산위기까지 몰리며 '전국 채무 1위'라는 오명을 쓴 경기 용인시가 17일 빚이 한 푼도 없는 '채무 제로(ZERO)'를 선언했다.



정찬민 시장은 이날 시청 컨벤션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4년 7월 취임 당시 지방채 4천550억원, 용인도시공사 금융채무 3천298억원 등 총 7천848억원의 채무를 지난해 12월 모두 갚아 채무제로를 선언한다"고 밝혔다.

용인시가 지난 30개월간 갚은 이자 363억원을 포함하면 실제 상환액은 8천211억원이다.

빚을 모두 갚으면서 2014년 7월 86만원이던 용인시민 1인당 빚 부담도 완전히 해소됐다.

당초 2018년 말까지 빚을 모두 청산하려던 계획을 2년 가까이 앞당겼다.

지방채발행계획수립 기준에 따라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된 경전철 관리운영권 가치상각액과 하수관거 임대료 같은 장기 우발부채는 채무제로 대상에서 제외했다.



용인시는 정 시장 취임 직후 '전국 채무 1위 도시'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긴축재정을 운영하는 등 엄격한 채무관리계획을 수립해 추진했다.

5급 이상 공무원 기본급 인상분을 자진 반납하는 등 직원들이 허리띠를 졸라맸고, 시민체육공원 같은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은 시기를 늦추거나 사업비를 조정했다.

또 체납세 징수율을 높이고 유휴 공유재산 매각을 통해 세입을 확대하는 등 노력을 기울인 끝에 취임 당시 2천974억원이던 경전철 지방채를 2015년 9월 조기상환하고 역북도시개발로 인한 용인도시공사 금융채무 3천298억원도 지난해 4월 모두 갚았다.

용인시는 채무제로로 생긴 재정여유분은 빚 때문에 추진하지 못한 교육, 복지, 도시정비 등 3대 분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기로 했다.

교육분야의 경우 지난해보다 56% 늘어난 479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낡은 학교시설 개선과 사교육비 부담완화를 위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운영에 지원할 계획이다.

또 보건소에 원스톱모자보건서비스를 운영하고, 출산장려금 지원사업을 확대한다. 또 미급수지역 상수도 공급과 도시가스공급관 확대 등 시민밀착형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중앙정부에서 추진한 지방재정개편으로 조정교부금이 줄어들면서 올해 200억원, 2018년 500억원, 2019년 최대 1천억원의 재정손실이 예상됨에 따라 긴축재정 기조는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다.

정 시장은 "채무제로 조기달성은 100만 시민의 적극적인 협조와 3천여 공직자들의 뼈를 깎는 고통분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그러나 채무제로 달성으로 모든 것이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는만큼 재정문제로 시민이 고통받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건전재정을 유지하겠다"고 말했다.

hedgeho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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