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 구속하라"…'왕실장'의 험난한 특검 소환 길

입력 2017-01-17 10:56
"김기춘 구속하라"…'왕실장'의 험난한 특검 소환 길

시민단체 몰려 북새통…영장심사 가는 박충근 특검보와 마주쳐

(서울=연합뉴스) 이보배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17일 오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 김기춘(78)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도착하기 전부터 대치동 특검 사무실 주변은 취재진 100여명과 시민단체 회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날 오전 9시 15분께 먼저 도착한 조윤선(51)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조사실로 들어간 뒤, 취재진은 김 전 실장의 출석 예상시각인 오전 10시께가 되기를 기다렸다.

건물 바깥에는 민중연합당, 한국청년연대 회원 등 10여명이 빨간 글씨로 '김기춘을 구속하라'고 쓰인 플래카드를 하나씩 들고 김 전 실장을 맞이할 준비를 했다.

30분가량 지난 오전 9시 45분께 김 전 실장을 태운 검은 승용차가 건물 주차장에 들어서자 시민단체 회원들이 차 주변으로 달려들었다. 경찰이 이들을 저지하면서 일부 몸싸움이 벌어졌다.

김 전 실장이 차에서 내려 모습을 드러내자 "김기춘을 구속하라"라고 외치는 이들의 목소리는 더욱 높아졌다.

김 전 실장이 탄 차가 주차장에 들어설 때 공교롭게도 박충근 특검보를 태운 차가 김경숙 전 이화여대 신산업융합대학장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이 열리는 서울중앙지법으로 가려고 빠져나가는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김 전 실장은 입구를 가로막은 박 특검보 차를 비켜 주차장 안으로 걸어들어왔다.

김 전 실장은 취재진이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의혹과 관련해 질문을 쏟아냈지만, 눈길 한 번 주지 않은 채 엘리베이터로 곧장 향했다.

김 전 실장이 조사실로 들어간 뒤에도 시민단체 회원들의 외침이 더욱 과격해지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주차장 입구에는 경찰 병력이 급히 배치됐고, 셔터를 내려 진입을 막았다.

이들은 김 전 실장의 구속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주차장 입구에서 잠시 연 뒤 해산했다.

bo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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