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의 응급실' 닥터헬기 이송 환자 4천명 넘어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13일 오후 전남 완도. 오토바이 사고로 73세 A씨가 얼굴과 어깨를 심하게 다쳐 현지 병원으로 실려갔다. 담당 의사는 A씨가 위중한 상태여서 더 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판단하고 '하늘을 나는 응급실' 닥터헬기를 요청했다. 닥터헬기는 37분만에 현장에 도착해 A씨를 목포한국병원으로 이송했다. 헬기 요청부터 환자 전원까지 걸린 시간은 총 80분이었다.
보건복지부는 닥터헬기로 불리는 응급의료 전용헬리콥터(Air Ambulance)로 이송한 환자 수가 4천명을 넘었다고 17일 밝혔다.
닥터헬기는 의료 취약지나 환자를 이송하기 어려운 도서·내륙산간 지역의 거점 의료기관에 배치돼 의료진이 동승한 채로 현장에 출동하는 헬리콥터다.
현재 인천(가천대길병원), 전남(목포한국병원), 강원(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경북(안동병원), 충남(단국대병원), 전북(원광대병원) 등 6곳에 배치돼 있다.
2011년 9월 처음 운항을 시작한 닥터헬기는 그 해 76명의 중증응급환자를 이송했다. 이후 2012년 320명, 2013년 485명, 2014년 950명, 2015년 941명, 2016년 1천196명으로 매년 이송자 수가 늘고 있다.
닥터헬기를 탄 환자 가운데 3대 중중응급환자(심장질환, 뇌질환, 중증외상) 비율은 57%였다. 호흡곤란, 쇼크, 화상, 소화기출혈, 심한 복통, 의식저하를 겪은 응급환자도 많았다. 응급의료 취약지역에서 닥터헬기 이송시간은 평균 23분으로 구급차(148분)보다 훨씬 빠르다.
닥터헬기는 환자 사망률을 낮추고 있다. 2013년 닥터헬기가 도입된 원주 세브란스기독병원의 경우 닥터헬기로 이송된 중증외상환자의 사망률(14.7%)이 구급차 등 다른 이송수단을 썼을 때의 사망률(27.6%)보다 절반 가까이 낮다.
올해 전남지역을 담당하는 헬기는 소형에서 중형으로 교체됐다. 이로 인해 목포한국병원에서 145km 떨어진 가거도를 포함해 전남지역 279개 모든 섬이 닥터헬기 서비스 지역에 포함됐다.
복지부는 "앞으로 닥터헬기 배치 병원을 11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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