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정 확인부터 문단속까지…인공지능 TV '기가 지니' 출시(종합)
IPTV에 음성인식 인공지능 결합…카메라·전화 기능 탑재
IoT 기기 제어·영상 통화도 가능…"추가 업그레이드 예정"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지니야, 오늘 스케줄이 뭐야?'
출근을 준비하던 A 씨가 묻자 TV와 연결된 셋톱박스에서 일정을 알려주는 음성 메시지가 나온다.
퇴근하고 귀가한 A 씨가 '지니야, 도깨비 좀 틀어줘'라고 하자 IPTV의 VOD 메뉴가 자동으로 켜진다. 설거지하다 전화 벨이 울리면 '지니야, 전화 받아'라고만 하면 TV 화면을 통해 통화가 된다.
인공지능 음성 비서를 탑재한 TV 셋톱박스가 첫선을 보인다.
KT[030200]는 17일 광화문 KT스퀘어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인공지능 TV '기가 지니'(GiGA Genie)를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기가 지니'는 IPTV에 스피커, 전화, 카메라를 결합한 인공지능 기기로, TV 및 음악 감상·일정 관리·교통 안내·사물인터넷(IoT) 기기 제어 등 음성 비서 기능을 제공한다.
기존 인공지능 스피커가 귀로 듣는 서비스에 집중했다면 '기가 지니'는 TV 및 내장 카메라와 연동해 눈으로 보고, 귀로 드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국내 1위의 IPTV 가입자 기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겠다는 KT의 전략이 작용했다.
임헌문 매스(Mass)총괄 사장은 "여전히 가정에서는 TV가 중심"이라며 "KT의 IPTV 가입자 기반이 탄탄하기 때문에 인공지능을 TV에 우선 접목했다"고 밝혔다.
이용자는 기존 셋톱박스 대신 '기가 지니' 단말을 TV에 연결한 뒤 TV 화면을 보며 음성으로 지시를 내리면 된다. 스피커 단독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호출어는 '기가 지니' '지니야' '친구야' '자기야' 4가지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KT는 '기가 지니'에 자연어 처리 기술과 함께 딥러닝 플랫폼을 적용해 사용 빈도가 많아질수록 음성 인식률과 대화 기술이 높아지도록 했다. 음성 인식률은 95%에 달한다는 게 KT 측의 설명이다.
백규태 연구소장은 "25년 전부터 음성인식 기술을 개발했고, 5년 전부터 IPTV에 음성인식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어 인식률은 국내 최고라고 자부한다"고 강조했다.
'기가 지니'의 서비스는 크게 4가지다.
▲ 올레TV·지니뮤직 등과 연동되는 미디어 ▲ 일정 관리와 일상생활을 돕는 AI 홈 비서 ▲ 가정용 IoT 기기를 제어하는 홈 IoT 허브 ▲ 음성 및 영상통화를 제공하는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그것이다.
KT는 고품질의 미디어 서비스를 위해 세계적인 오디오 업체 하만카돈과 제휴했다. 하만카돈의 35W의 고출력 스피커를 '기가 지니'에 탑재해 고음질을 구현했다.
홈 비서 기능을 이용하면 배달 음식 주문과 카카오 택시 호출도 할 수 있다. '치킨을 먹고 싶다'고 말하면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주변의 매장 목록을 보여주고, 원하는 가게를 택하면 전화가 바로 연결된다.
집 근처 정류장에 몇 분 후 버스가 도착하는지도 알려준다.
'기가 지니'는 도어락·홈캠·가스 밸브 등 11가지 가정용 IoT 기기와 연동돼 사용자의 명령에 따라 문을 잠그거나 공기청정기를 틀어주기도 한다.
내부에 600만 화소의 풀HD 카메라가 내장돼 인터넷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카메라에는 인물 얼굴을 자동으로 추적하는 앵커샷 기능이 탑재됐다.
KT는 이날부터 온라인 직영몰 올레샵을 통해 '기가 지니'의 예약 가입을 받고, 이달 중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색상은 블랙·레드·화이트 3가지다.
올레TV 가입자라면 기존 셋톱박스를 '기가 지니'로 교체하면 된다. 임대료는 3년 약정 기준 월 6천600원이다. 단품 구매 시 가격은 29만9천원이다.
KT는 출시를 기념해 신규 가입자에게 지니뮤직 3개월 무료 이용권과 인터넷전화 기본료 면제 및 30분 무료통화를 제공한다.
아울러 사전 체험을 위해 KT스퀘어에 전시 부스를 마련하고, 2월 한 달 동안 전국 주요 매장과 스키장, 쇼핑몰 등으로 확대한다.
KT는 '기가 지니'가 가정생활의 필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에너지·자동차·의료·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할 방침이다. 외부 사업자와 협력도 검토하고 있다.
백규태 연구소장은 "단순한 셋톱박스 연동이 아닌, 하나의 단말에 기술과 서비스, 플랫폼을 융합했다"며 "조만간 2차 업그레이드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임헌문 사장은 "'기가 지니'에는 KT의 유무선 네트워크와 인공지능 기술, 빅데이터 역량이 집약됐다"며 "누구나 할 수 있는 서비스가 아닌 혁신적인 서비스로 홈 라이프 스타일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강조했다.
okk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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