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현시장 청년상인 입주 반년…시장에 생기 돌아왔다

입력 2017-01-17 08:46
서울 인현시장 청년상인 입주 반년…시장에 생기 돌아왔다

(서울=연합뉴스) 이태수 기자 = 서울 중구 충무로 인현시장에 청년상인 6개 점포가 입주한 지 6개월이 지나면서 전통시장에 젊은 활력이 돌아왔다는 평가가 나온다.

17일 서울 중구에 따르면 인현시장에는 지난해 6월 가죽공방 'MKLeather', 캘리그라피·수공예품 가게 '따뜻한 봄꽃', 일러스트 매거진·디자인 상품을 파는 '래빗온', 은 액세서리 공방 '바스타드 키드', 퓨전안주 호프집 '서울털보', 닭강정 판매점 '청춘강정' 등이 들어섰다.

청년 점주들은 길이 230여m, 폭 2m 남짓한 골목길에 100여 개의 점포가 죽 늘어선 이 시장에 중소기업청,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중구의 지원으로 자리를 마련하게 됐다.

청년 점주 가운데 최연장자인 '따뜻한 봄꽃' 박미정(여·35)씨는 "장사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어서 들어왔다"며 "주문은 한 달에 50여만원 정도로 아직 많지 않지만, 나만의 아이디어 연구소로 여기고 있다"고 말하며 뿌듯해했다.

대학생 때부터 취업보다 장사에 관심을 뒀다는 이관호(31)씨는 최근 점심 메뉴 개발에 한창이다. 일본식 안주, 치킨, 카레 등 퓨전 메뉴를 내세운 그의 가게 이름 '서울털보'는 덥수룩한 외모와도 잘 들어맞아 시장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이들 청년 점주들이 인현시장을 고른 이유는 저렴한 임대료와 우수한 접근성 때문이라는 것이 구의 설명이다.

이들은 빈 점포를 개조하는 데 드는 인테리어 비용의 60%, 이달까지의 임차료, 창업 전 상품 마케팅과 창업교육 등 총 2억여원을 지원받았다.

구는 "청년 점주가 6개월간 인현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면서 시장에는 생기가 돌고 있고, 청년에게는 창업의 기회와 노하우가 쌓이고 있다"고 소개했다.

구는 앞으로 인현시장 주변 동국대·충무로·을지로 빌딩가·명동 등 관광명소가 모여 있는 이점을 살려 투어 코스를 개발해 관광객을 모을 계획이다. 또 지역 축제, 행사 등에 푸드트럭을 운영하고 마을 특화 프로그램을 참여시켜 청년상인들이 동참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만들어낼 방침이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인현시장은 입지 조건이 좋고 잠재력을 가진 오래된 전통시장"이라며 "끼와 참신한 창업 아이템을 갖춘 청년 장사꾼을 지원해 청년에게는 일자리를 주고, 시장은 서비스 향상과 먹거리 상품 개발로 젊은층과 외래 관광객이 찾는 열정과 재미가 있는 청춘 시장으로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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