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오바마케어 천천히 폐지' 목소리 커져…트럼프와 온도차

입력 2017-01-17 05:05
美공화 '오바마케어 천천히 폐지' 목소리 커져…트럼프와 온도차

대안없이 섣불리 폐지했다가 모든 책임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 반영

(워싱턴=연합뉴스) 김세진 특파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건강보험정책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기 전에 충분한 대안을 마련하자는 목소리가 집권 여당인 공화당 내부에서 계속 커지고 있어 주목된다.

16일(현지시간) CNN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수전 콜린스(공화·메인) 등 공화당 상원의원 5명은 공화당에서 주도하는 '오바마케어 폐지 결의안'의 초안 작성 마감 시한을 오는 27일에서 오는 3월 3일로 연장하자는 내용의 결의안을 제출했다.

지난 11일 상원을, 그리고 지난 13일 하원을 통과한 오바마케어 폐지 결의안은 의회의 주요 상임위원회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법안 초안을 마련하라는 내용을 담고 있다.

콜린스 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케어의 문제점 중 하나는 공화당의 의견을 제대로 받지 않은 채 성급하게 추진됐다는 점"이라며 "(다만) 미국인이 정책상의 균열 때문에 지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결의안 제출 취지를 설명했다.

공화당 내부에서는 이달 초부터 오바마케어를 '천천히'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고, 콜린스 의원을 비롯한 상원의원들의 결의안은 이런 주장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이런 움직임은 충분한 대안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오바마케어를 폐지했다가 그에 따른 후폭풍의 모든 책임과 불만을 자칫 공화당이 뒤집어쓸 수 있다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하원에서 오바마케어 폐지 결의안을 통과시킬 때 반대표를 던졌던 찰리 덴트(공화·펜실베이니아) 하원의원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문제는 신뢰할 만한 대안이 제시되지 않을 경우 (오바마케어 건강보험) 보조금을 받다가 갑자기 보험 적용을 받지 못하는 사람이 생긴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덴트 의원처럼 오바마케어 폐지 결의안에 반대표를 던진 공화당 하원의원은 모두 9명이다.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지난 6일 "계파를 초월해 오바마케어 즉각 폐지에 반대하는 공화당 상원의원이 6∼7명"이라고 전했다.

이 같은 일부 공화당 의원들의 움직임은 같은 당 소속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최대한 빨리 오바마케어를 없애겠다고 주장하는 것과 대립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자신의 구상이 "마지막 마무리 단계"라며, 공화당 의원들의 움직임이 지지부진할 경우 대통령으로서의 권한을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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