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예견…"EU 떠나는 나라 또 있을 것"

입력 2017-01-16 21:22
트럼프의 예견…"EU 떠나는 나라 또 있을 것"

英 더타임스 "반(反)EU 인식은 사업가 경험서 비롯"

"나토는 시대 뒤처진 틀…분담금 제대로 내는 국가 5개국뿐"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유럽연합(EU)에 대한 반감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내면서 제2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를 예견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15일(현지시간) 보도된 영국 일간 더타임스와 인터뷰에서 "브렉시트는 결국엔 대단한 것이 될 것"이라며 브렉시트로 영국이 더 나아질 것이라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찬반 국민투표 하루 전날에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 있는 트럼프그룹 소유의 골프 리조트의 리모델링 후 개장을 축하하는 행사에 참석해 브렉시트 찬성 결과를 예측한 트럼프는 제2의 브렉시트를 내다봤다.

그는 "사람들과 국가들은 자신의 정체성을 원하고 영국은 영국의 정체성을 원했다"고 영국이 EU 탈퇴를 선택한 이유를 '정체성'에서 찾았다.

이어 "그토록 많은 난민을 수용하도록 강요받지 않았다면, 브렉시트는 없었을 것"이라며 유럽의 난민 유입 사태가 정체성을 찾는 뇌관이 됐다는 진단을 내놨다.

그러면서 "그것이 한계였다. 다른 국가들도 떠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영국을 뒤따라 EU를 떠나는 국가가 있으리라 전망했다.

그는 "많은 이들이 생각하듯 그것을(EU) 유지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다. 만일 난민들이 계속 유럽 다른 지역들로 유입된다면 그것(EU)을 유지하는 게 매우 힘들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것에 분노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트럼프 인수팀은 EU 본부 관계자들과 전화통화에서 "다음으로 EU를 떠날 국가가 어디냐"고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의 EU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이념보다는 사업가로서 자신의 경험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 같다고 더타임스는 관측했다.

트럼프는 인터뷰에서 "(EU 회원국인) 아일랜드에 '둔벡'이라고 불리는 커다란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는데 당시 내가 개발자였을 때인데 이곳의 확장을 신청하러 갔을 때 많은 것을 배웠다. 그들은 환경적 계책들을 이용해 사업을 막으려 했다. 매우 불쾌한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EU에서 승인들을 얻으려면 수년이 걸릴 것이다. 아일랜드 같은 나라에는 그것(EU)은 좋은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내가 뭘 했는지 아는가? '잊어버리자. 짓지 말자'고 했다"고 덧붙였다. 아일랜드는 그의 모친이 태어난 국가다.

트럼프는 EU를 "기본적으로 독일을 위한 수단"으로 인식했다. 그는 "이게 바로 영국이 EU에서 나오는 게 현명한 것이라고 내가 생각하는 이유"라고 했다.

트럼프의 반(反) EU 정서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비견할 만하다.

트럼프는 나토에 대한 불만을 다시 한 번 드러냈다.

그는 "오래전부터 나토에 문제들이 있다고 말해왔다. 그중 첫 번째는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는 점이다. 아주 오래전에 만들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토가 시대에 뒤처진 것이라고 내가 얘기하면 비난을 받지만 테러에 신경을 쓰지 않기 때문에 시대에 뒤처진 것이다. 이제 그들이 내가 옳다고 얘기하기 시작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두 번째로 큰 문제는 국가들이 공평한 분담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미국에 매우 불공평하다. 나토는 내게 매우 중요하다. 내야 할 돈을 내는 곳은 5개국이다. 많은 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jungwo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