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오바마…퇴임 4일 전 관타나모 10명 오만 이감

입력 2017-01-16 17:03
불굴의 오바마…퇴임 4일 전 관타나모 10명 오만 이감

"역사가 관타나모 심판…임기 마지막 날까지 이감 노력"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기자 =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퇴임을 목전에 두고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 내 테러용의자 수감시설에 있는 수감자 일부가 오만으로 이감됐다고 AP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만 국영뉴스통신사가 전한 오만 외무부의 성명에 따르면 오만 정부는 오바마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관타나모 수용소의 수감자 10명을 받아들였다.

미 국방부는 이와 관련해 직접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오만은 지난해 1월에도 내전 중인 예멘으로부터 관타나모 수감자 10명의 이감을 받아들였으며, 앞서 2015년 6월에도 6명을 수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008년 대선 때부터 줄곧 관타나모 수용소를 완전히 폐쇄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의회 내 공화당의 반대로 무산됐다.

대신, 수용자들을 다른 나라로 보내 수감자를 현저히 줄여가고 있다.

관타나모 수용소에는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 당시만 해도 242명이 수감돼 있었지만, 현재는 약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미 정부 관계자는 며칠 전 남아있는 수감자 55명 중 19명이 석방 허가를 받았으며, 오바마 대통령의 임기 말께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관타나모 수용소는 2001년 9·11 테러 이후 테러용의자 등을 수용할 목적으로 설립된 뒤 수감자가 한때 680명에 달했으며, 고문과 가혹한 신문 등으로 인권침해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하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된 2017년 회계연도 국방수권법안에 마지못해 서명했다.

그는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60명도 안 되는 수감자를 가두느라 수억 달러를 지출하는 것은 국제사회에서 미국 평판을 해치고 극단주의자들을 대담하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역사가 관타나모를 심판할 것"이라며 "수감자를 추가로 이감하려는 우리의 노력은 내가 백악관에 있는 마지막 날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유세 기간 관타나모 수용소를 유지할 것이며 "나쁜 놈들로 채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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