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잠해진 AI…충북 자치단체장 연두순방 '기지개'
이시종 지사 내달 중순 시작…이승훈 청주시장 20일 읍면동 방문 나서
(청주=연합뉴스) 조류 인플루엔자(AI)가 소강 국면에 접어들면서 AI 확산을 우려해 자제했던 충북 자치단체장들이 연두순방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자치단체장들에게는 올해가 그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 되도록 많은 주민을 만나 그간 달성한 성과를 알리고, 비전과 주요 정책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AI가 수그러들자 연두 순방을 서두르는 이유다.
AI 차단 방역에 '올인'을 위해 시군을 순회하는 '도민과의 대화' 일정을 짜지 못했던 이시종 충북지사는 보름이 넘도록 AI가 추가 발생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하면 다음 달 중순께는 AI가 진정될 것으로 보고 순방을 준비하고 있다.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을 우선 순방는 것으로 일정을 조정하면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게 충북도 판단이다.
AI는 도내에서 음성과 진천, 청주, 괴산, 충주, 옥천에서 발생했지만 지난달 29일을 끝으로 18일째 추가 의심신고가 접수되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구체적인 일정은 마련하지 않았지만 AI 미발생 지역을 중심으로 다음 달 중순부터 시·군 순방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훈 청주시장은 오는 20일 중앙동과 용암1동을 방문, 주민과의 대화에 나선다. 청주의 경우 AI가 작년 12월 1일 오송에서 터진 이후 한 달 보름가량 추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
청주시는 43개 읍·면·동 순방 일정을 모두 확정한 것은 아니지만 AI 미발생 지역을 먼저 돌다보면 43개 읍·면·동 방문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시장은 16일 오전 시청 소회의실에서 한 주간 업무 보고회에서 "AI와 관련 없는 동 지역부터 다닌 뒤 읍·면은 AI 발생 추이를 보면서 일정을 잡겠다"고 말했다.
그는 민선 6기 출범 후 4개 구청에서 주민과의 대화를 했으나 올해에는 43개 읍·면·동을 구석구석 방문해 주민과의 스킨십을 확대하기로 했다.
주민과 편하게 대화하면서 시정 공감대를 형성하겠다는 취지라고 청주시는 설명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겨냥한 행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AI가 발생하지 않은 지역의 시장·군수들은 관내 순방을 이미 마쳤거나 추진 중이다.
류한우 단양군수는 지난 9∼13일 8개 읍·면 순방 행사를 끝냈고, 이근규 제천시장은 지난 11일 청전동과 교동을 시작으로 시정 설명에 나섰다.
조길형 충주시장도 이달 중 25개 읍·면·동 가운데 도심 지역인 8곳을 순방하기로 했다.
홍성열 증평군수는 오는 25일 오전·오후 도안면과 증평군을 각각 방문하기로 했다. 증평에서는 AI가 발생하지 않았고 충북 전체적으로도 보름이 넘게 소강 국면을 보이는 만큼 하루 일정 소화는 큰 문제가 없다고 본 것이다.
김영만 옥천군수는 다음 달 6일부터 16일까지, 정상혁 보은군수는 다음 달 13일부터 21일까지 읍·면 순방에 나선다. 박세복 영동군수도 다음 달 6일부터 14일까지 군민과의 대화에 나서는 일정을 확정했다.
충북에서 AI 피해가 가장 큰 음성군과 진천군은 여전히 신중하다. 아직 군수 순방 일정을 잡지 않고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김창현 부군수가 군수 권한을 대행 중인 괴산군도 연두 순방을 미루고 있다. (공병설, 박병기, 변우열, 심규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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