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권 대망론 걸림돌 될라"…반기문 고향 충북 정가 '정중동'

입력 2017-01-16 12:08
"충청권 대망론 걸림돌 될라"…반기문 고향 충북 정가 '정중동'

"충북 여권 세력 사실상 접수" 자신감 속 은밀하게 세 확대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 방문 후 충북 정가가 의외로 조용하다.



지역 정가에서는 반 전 총장의 음성군, 충주시 방문을 계기로 충북의 보수진영 재편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이런 예상과는 달리 지난 14일 반 전 총장의 음성 방문 자리에 참석한 지역 정치인들은 예상보다 적었다.

음성 환영행사에 참석한 새누리당 인사는 경대수(음성·진천·증평) 의원과 이필용 음성군수, 정상혁 보은군수, 송태영(청주 흥덕) 위원장, 이언구(충주)·임회무(괴산)·이양섭(진천) 도의원 등에 그쳤다.

충주 행사에도 이종배(충주)·권석창(제천·단양) 의원, 조길형 충주시장, 임순묵(충주) 도의원 등이 얼굴을 비친 정도였다.

일부에서는 반 전 총장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필적할 대선 주자로 지위를 공고히 할 때까지 상황을 지켜보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나 반 전 총장 측은 충북의 보수 진영 대부분이 반 전 총장 진영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지역의 대규모 세몰이가 '충청권 대망론'이라는 정치적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을 자제하고 있을 뿐이라는 말이다.

충북에서 대표적인 친반(親潘)으로 꼽히는 한 관계자는 "원내 대표인 정우택 의원을 제외한 새누리당 국회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이 모두 반 전 총장을 지지하고 있다"며 "충북 여권은 사실상 반 전 총장이 모두 접수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이 관계자는 "도의원과 시·군의원들도 당연히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과 행동을 같이 할 것"이라며 "충북은 반 전 총장이 명시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하고 '제3지대', '보수 대연합' 등의 방향이 잡히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서기 위해 물밑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언구 도의원은 반 전 총장의 세 확대를 위한 포럼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포럼은 전·현직 지방의원, 문화계 인사, 교수 등 여론주도층이 대거 참여하는 것으로 구상되고 있다. 40∼50명이 참여하는 시·군지부도 조직해 반 전 총장이 대선전에 뛰어들었을 때 외연을 넓히는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기획되고 있다.

이 도의원은 "이 포럼은 충북의 발전 방안을 연구하고,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하는 단체가 될 것"이라며 "다양한 분야의 인사들이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을 지지하는 단체들도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고 활동의 보폭을 넓히고 있다.

한나라당 중앙청년위원장을 지낸 손인석씨가 대표를 맡아 청년층을 중심으로 조직한 '반하다 3040'은 설 연휴가 끝난 뒤 충북 창립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현재 300여명 수준인 회원을 1천여명으로 늘리기로 하는 등 세 확산을 위한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또 다른 반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딧불이도 지속적으로 회원 확보에 나서고 있다.

나용찬 반딧불이 괴산지회장이 지난 5일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했고, 증평지회는 6일 창립보고대회를 열기도 했다.

일부 회원들은 반 전 총장의 선거 조직이 구성되면, 참여해 활동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역 정치권의 한 인사는 "충북 여권은 한 마디로 정중동 분위기"라며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 지역 여권 세력이 급격히 반 전 총장에게 쏠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bw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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