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권운동 아이콘과 설전' 역풍…트럼프 '흑인 불화史' 재조명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흑인 인권운동가 출신 존 루이스 하원의원(민주·조지아)의 설전을 계기로 트럼프 당선인이 흑인과 불화를 빚은 이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당선인과 가장 거리가 멀어 보이는 미국 유권자 집단인 흑인과 트럼프 당선인의 껄끄러운 역사를 1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수년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시민이 아니라고 주장하며 이른바 '버서'(birther) 논란을 일으켜 흑인들에 대한 약점을 안고 대선 레이스를 시작했다.
또 그는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은 흑인과 히스패닉 10대 청소년 5명에 대해 사형을 촉구하는 전면 광고를 뉴욕 지역 신문에 내 비판을 샀다. 이 청소년들은 무죄로 밝혀졌다.
대선 막판에는 백인이 대부분인 유세장에서 흑인 유권자들에게 기회를 달라고 호소하면서 흑인들이 범죄가 들끓는 지옥에 살고 있다고 표현했다.
루이스 의원은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와 뜻을 함께하며 흑인 참정권 운동의 상징인 1965년 앨라배마 셀마 평화 행진을 주도한 대표적인 인권운동가다.
흑인 인권운동 아이콘으로 꼽히는 루이스 의원은 최근 NBC방송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대선개입 해킹 사건을 거론하면서 "대통령 당선인을 합법적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단언한 뒤 취임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트럼프 당선인은 트위터에서 "존 루이스 하원의원은 선거결과에 대해 거짓된 불평을 하기보다는 (범죄가 만연한 것은 물론이고) 끔찍하고 무너져가는 지역구의 문제를 고치고 주민들을 돕는데 더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서 비난해 역풍이 일었다.
비백인과 여성 등을 향해 거친 말을 내뱉어온 트럼프 당선인은 대선 승리 이후 나라 통합을 위해 그를 지지하지 않은 유권자들에게도 손을 내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트럼프 당선인이 지명한 각료 후보자 가운데 흑인은 벤 카슨 주택장관 지명자 단 한명 뿐이며, 루이스 의원에 대한 공격은 트럼프 당선인과 흑인 유권자들의 긴장된 관계를 부각하며 과거의 대립도 재조명하고 있다고 WP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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