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천여 섬에 새 이름 지어주세요"…인니, 이색 투자유치 눈길
무인도 개발 외국인에 '명명권' 주기로…"어떤 이름이든 무방"
(자카르타=연합뉴스) 황철환 특파원 = 1만7천개가 넘는 섬으로 이뤄진 군도국가인 인도네시아가 관광지 개발을 조건으로 무인도의 명명권을 외국인에게 주기로 해 눈길을 끈다.
16일 리퍼블리카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루훗 판자이탄 인도네시아 해양조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미개발된 무인도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 및 관리를 허용하기로 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무인도 중 관광 잠재력이 있는 섬은 약 4천개"라고 말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자들이 섬에 어떤 이름을 붙여도 무방하다"고 강조하면서 "예컨대 일본인이 인도네시아 섬에 요코하마란 이름을 붙여도 그 섬이 일본 땅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토의 동서 길이가 5천200㎞에 달하는 거대한 섬나라인 인도네시아에는 약 1만7천500개의 섬이 있다.
이중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6천여개에 불과하며, 공식 이름이 없는 섬도 수천개에 이른다.
루훗 장관은 무인도 개발과 관련해 "이미 싱가포르가 관심을 보였고, 일본도 말루쿠 제도 모로타이 섬에 일본인 은퇴자를 위한 실버타운 건립 의사를 밝혔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관광산업과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지난해 30여개였던 관광비자 면제대상국을 169개국으로 확대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
다만, 일각에선 이런 움직임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해석도 제기됐다.
인도네시아는 작년 6월 중국 정부가 자국 배타적경제수역(EEZ)인 남중국해 나투나 제도 인근 해역을 "중국 어민의 전통적 어장"이라고 주장해 갈등이 불거진 이래 무인도 관리를 강화하는 등 해양주권 강화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에 따라 유엔에 공식 등록된 인도네시아의 도서(島嶼)는 2012년 1만3천500개에서 올해 8월 1만4천7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나, 여전히 섬 수천 개가 방치된 채 남게 된다고 현지 언론은 지적했다.
hwang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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