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빙어축제 D-5… 20년 전 태동한 '원조 겨울축제'

입력 2017-01-16 10:48
수정 2017-01-16 15:37
인제 빙어축제 D-5… 20년 전 태동한 '원조 겨울축제'

역경 딛고 3년 만에 재기 나서…"원조의 품격은 남달라"

(인제=연합뉴스) 이재현 기자 = "3년 만에 부활을 노리는 원조 겨울축제 빙어축제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오는 21일 개막하는 '제17회 인제 빙어축제'가 닷새 앞으로 다가왔다.



2015년에는 유례없는 가뭄으로 강물이 메말라서, 지난해는 이상 고온으로 얼음이 얼지 않아서 2년 연속 축제가 무산됐다.

올해 축제는 3년 만에 열린다.

인제 빙어축제는 겨울축제의 원조 격이다.

빙판과 얼음낚시를 주제로 한 전국의 유사 겨울축제에 크고 작은 영향을 끼쳤다.

그렇다면 원조 겨울축제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인제 빙어축제는 1998년 한겨울 내설악의 북풍이 몰아치는 소양호 상류의 거대한 얼음 벌판에서 처음 시작됐다.

매년 겨울 한파가 몰아치면 소양강 상류는 두께 30㎝ 이상의 얼음 벌판이 생긴다.



얼음 벌판 밑에는 '호수의 요정'이라고 불리는 빙어가 산다.

빙어는 통상 10℃ 이하의 찬물에서 서식하는 냉수성 어종이다. 한겨울인 12월부터 2월까지 가장 활동적이다.

한겨울 호수의 요정 빙어를 잡으려는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들면서 소양강 상류는 문전성시를 이뤘다.

이들을 상대로 인근 주민들이 요깃거리와 낚시도구를 판매한 것이 현재 빙어축제의 실마리가 됐다.

결국, 소양강 상류에 저절로 생겨난 빙어낚시를 겨울철 관광 비수기 지역 축제로 승화시킨 것이 바로 빙어축제다.

이후 빙어축제는 겨울축제의 대명사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 2003년에는 현 행정안전부에서 전국 3대 우수축제로 선정됐다.

또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지정하는 문화관광축제에 2004년부터 2010년까지 7년 연속 선정되기도 했다.

특히 지금은 세계 4대 겨울축제 중 하나로 급성장한 화천 산천어축제도 그 시작은 2003년 인제 빙어축제를 벤치마킹하면서 탄생했다.

이어 평창 송어축제와 가평 씽씽 겨울축제, 홍천강 꽁꽁 축제 등 대규모 겨울축제 탄생에도 일조했다.

인제 빙어축제가 '겨울축제의 원조'라는 명성을 얻은 또 다른 이유는 어마어마한 얼음 벌판 때문이다.

이 광활한 얼음 벌판 그 자체가 축제장인 셈이어서 다른 겨울축제보다 스케일이 크다.

하지만 최근 들어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 현상은 빙어축제의 가장 큰 특징인 광활한 얼음 벌판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있다.

가뭄 시에는 물이 부족해 축제를 열지 못하고, 이상 고온 시에는 얼음이 얼지 않아 늘 축제 개최를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올해 축제 개최도 겨울답지 않은 포근한 날씨로 축제 개막을 한차례 연기했다.

빙어축제의 자랑인 광활한 얼음 벌판이 지구온난화에 따른 이상 고온에 발목이 잡힌 셈이다.

결국, 인제군은 축제장 규모를 줄이고, 체험 행사의 내실화를 통해 원조 겨울축제의 명성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인제군 관계자는 "비록 겨울축제의 최고 자리를 내준지 오래지만, 원조만이 가진 축제의 품격은 남다르다"며 "온갖 역경을 딛고 3년 만에 재기에 나선 빙어축제를 많이 성원해 주시고, 온 가족이 찾아와 겨울 낭만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인제 빙어축제는 오는 21일부터 30일까지 열흘간 남면 부평리 빙어호 일원에서 펼쳐진다.

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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