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트 車 배출가스 조작 놓고 독일-이탈리아 충돌

입력 2017-01-16 11:02
피아트 車 배출가스 조작 놓고 독일-이탈리아 충돌

독일, EU에 리콜 요구…이탈리아 "독일 이해할 수 없어"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이탈리아와 미국에 기반이 있는 자동차 제작사 피아트 크라이슬러(FCA)의 배기가스 조작을 놓고 독일과 이탈리아 정부가 정면으로 충돌했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교통부 장관은 이날 일요신문 빌트암존탁 인터뷰에서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환경 기준을 위반한 피아트 크라이슬러 차량의 리콜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전문가가 보기에 이탈리아 당국은 피아트가 불법 배출가스 저감 장치를 썼다는 것을 수개월 전부터 알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탈리아 교통부는 피아트 크라이슬러가 배출가스를 조작했다고 압박해온 독일 정부에 대해 반박했다.

리카르도 넨치니 교통부 차관은 지난 13일 성명에서 "이탈리아 정부의 반응 이후에 나온 독일 정부의 주장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그의 발언은 독일 정부가 피아트 500x 차량의 배출가스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고 EU 집행위원회가 밝힌 뒤에 나왔다.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성명에서 "이탈리아 당국에 최대한 빨리 설득력 있는 답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독일 교통부는 EU 집행위원회가 해야 할 일을 늦게나마 하고 있다고 반겼다.

독일 연방 자동차청(KBA)은 앞서 피아트 여러 차종을 조사했다. 독일 당국은 피아트가 불법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사용했다고 보고 있다.

FCA는 미국에서도 배출가스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미국 환경청(EPA)은 12일 FCA가 지프 그랜드체로키와 람 1500s 등 디젤차 2개 차종 10만4천대에 도로에서 질소산화물을 많이 배출하게 하는 "보조 배출가스 통제 장치"를 장착하고 이를 숨겼다면서 청정대기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통지했고 밝혔다. EPA는 또 이 장치가 "조작장치"에 해당하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FCA는 폴크스바겐이 저지른 배출가스 조작과는 전혀 다르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회사의 세르조 마르키온네 최고경영자는 지난 12일 기자들과의 통화에서 "FCA의 누구도 사기를 저지르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기술적으로 부족할 수는 있지만 부도덕하지는 않다. 조작장치를 설치한 일은 절대로 없다"고 말했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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