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루사에 무너진 금정산성 제1망루 원형 밝힌다

입력 2017-01-16 08:56
태풍 루사에 무너진 금정산성 제1망루 원형 밝힌다

유사건물지 발굴조사…통일신라 토기편 등 출토

(부산=연합뉴스) 김상현 기자 = 지난 2002년 태풍 '루사'에 무너진 부산 금정산성의 제1망루를 원형대로 복원하기 위한 발굴조사가 이뤄졌다.



부산시립박물관 문화재조사팀은 지난해 10월부터 최근까지 사적 제215호 금정산성 제1망루 복원·정비를 위한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제1망루의 정확한 고증자료를 확보하고자 제1망루는 물론 구조적으로 유사한 금정산성 제1건물지, 고당봉 서쪽 고당망대 등 유사건물지를 정밀히 조사했다.

먼저 고당망대의 경우 구조물이 대부분 훼손됐으나 일부 구조물의 기초석과 함께 통일신라에서 고려 시대로 추정되는 토기편을 발굴했다.

조선왕조실록에서 숙종 이전에 금정산성 보수기록이 남아있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조사로 금정산성 축조 이전 시기의 유적과 유물을 확인할 가능성이 커졌다.

제1망루와 비슷한 제1건물지는 'ㄷ'자 형태의 내벽과 외벽으로 이뤄진 성벽으로 둘러싸인 구조로 밝혀졌다.

제1망루의 담장 구조와 제1건물지의 담벽구조가 유사한 것으로 나타나 비슷한 시기에 같은 용도로 지은 건축물일 것으로 추정된다.

또 제1건물지 초석 배치와 건물 기둥 간 너비 등을 고려할 때 정면 2칸, 측면 2칸 규모의 맞배지붕 건물형태로 보인다.

건물 용도는 마루구조를 가진 단층의 창고형 시설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시립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제1건물지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제1망루의 원형을 심도 있게 분석해 정확한 복원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정산성은 임진왜란 등을 거친 뒤 대규모 외적의 침입을 막고 동남해안을 지키기 위해 숙종 29년(1703년)에 쌓았다.

금정산 주변의 각 봉우리와 자연암반을 이용해 석축으로 연결해 축조했으며, 둘레 18.845㎞로 인공성벽으로는 국내 최대 길이의 산성으로 알려졌다.

josep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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