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사드, 다음정부로 넘겨야…어떤 방침 정한 건 아냐"(종합)

입력 2017-01-15 20:26
文 "사드, 다음정부로 넘겨야…어떤 방침 정한 건 아냐"(종합)

이재명 "입장 바뀐 이유 설명해야" 공개질의…文측 "오해한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15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 "사드 배치 문제를 다음 정부로 넘기는 게 옳다는 주장을 제가 하고 있는데, 사드 배치를 그대로 강행하겠다거나 반대로 사드 배치 결정을 취소하겠다거나 하는, 어떤 방침을 갖고 요구하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성공회대 성미가엘 성당에서 엄수된 고(故) 신영복 선생 1주기 추도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어 "다음 정부에서 충분히 공론화의 과정을 거치고, 외교적 노력도 기울이고 해서 합리적인 결정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기 정부 재검토' 입장을 견지해온 문 전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입장 변화가 있는 것으로 읽힐 소지가 있는 발언을 한 것과 관련, "배치 강행과 철회 어느 한쪽에 방점을 둔 건 아니다"라고 진화에 나선 것이다.

문 전 대표는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사드 문제의 해법은 차기 정부가 강구해야 하지만, 한미간 이미 합의가 이뤄진 것을 쉽게 취소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마치 스탠스를 바꾼 것처럼 오해의 소지가 있었으나, 공론화와 설득을 포함한 외교적 노력과 과정을 거쳐 다음 정부에서 결정해야 한다는 게 일관된 입장"이라며 "'사드 배치를 취소할 것이냐'는 질문을 받고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문 전 대표의 이번 발언을 놓고 기존의 입장과는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내며 다소 유연해진 게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지난 12일 사드 배치에 대한 중국의 태도와 관련해 "중국이 외교 갈등을 통상 문제로 확대해서 외교와 무관한 경제·통상 분야의 보복을 하는 것은 대국답지 못하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문 전 대표의 이같은 설명에 불구, 이재명 성남시장이 "입장을 왜 바꿨느냐"고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등 논란이 이어졌다.

이 시장은 이날 '문재인 고문께 묻습니다. 사드 관련 입장은 왜 바뀌셨습니까?'라는 제목으로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사드는 일방적으로 미국에 이익될 뿐 한국안보에는 크게 도움이 안되고 안보와 경제 측면에서 피해가 크다"며 "사드 관련 입장이 왜 바뀌었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문 전 대표를 압박했다.

이어 "한반도 운명에 지대한 영향이 있는 이런 심각한 문제에 대해 충분한 설명도 없이 오락가락 하는 건 국민, 특히 야권 지지자들을 혼란에 빠트리는 것"이라며 "당초 사드설치 반대입장에서 사실상 설치수용으로 선회한 이유를 공개질의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이 시장이 인터뷰 내용을 잘못 오해 한 것 같다"며 "문 전 대표는 차기 정부로 이양한 이후에 주변국과 협의하여 합리적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hank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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