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마무 "예쁘지 않아도 '믿듣맘무'…올해는 세계로 나가야죠"

입력 2017-01-15 13:19
마마무 "예쁘지 않아도 '믿듣맘무'…올해는 세계로 나가야죠"

3년만에 대세 걸그룹으로…"집안 빚 갚아…김도훈은 정신적 지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싱거운 말 한마디에 '까르르' 웃음을 터뜨렸다. 한 사람이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지으면 전염된 듯 더 과장된 표정으로 받아주며 박수를 쳤다.

걸그룹 마마무(솔라 26, 문별 25, 휘인 22, 화사 22)는 '비글돌'이란 수식어처럼 발랄하고 장난기가 넘쳤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앨범 '메모리' 활동을 마치고 이달 일본 쇼케이스까지 소화하는 일정에도 지친 기색이 없었다.

최근 연합뉴스와 만난 마마무는 "웃음 포인트가 잘 맞아 늘 시끌벅적하다"며 "데뷔 초기에는 신이 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올 때면 차 안에서 음악을 틀어놓고 목청껏 노래하며 놀았다. 스케줄이 많아지면서 웃음이 조금 옅어지긴 했다"고 말했다.

2014년 마마무의 등장은 참신했다. 스쿨룩을 입고 청순미를 강조한 소녀돌이 잇달아 등장하던 때였다. 그렇다고 힙합에 '걸크러시'를 앞세운 투애니원 스타일도 아니었다. 아이돌인데도 성숙한 이미지로 30~40대까지 커버하는 레트로 사운드를 선보였고, 히트곡 '1㎝의 자존심' 가사처럼 159~161㎝의 작은 키에도 탄탄한 가창력으로 무대를 꽉 채웠다.

소속사 RBW 대표인 유명 작곡가 김도훈이 "특색있는 목소리로 노래를 잘하고 무대에서 잘 놀며 어떤 장르를 해도 상관없는 팀을 만들고 싶었다"는 청사진대로 마마무는 3년도 채 안 돼 '믿듣맘무'(믿고 듣는 마마무)란 수식어를 달았다.

"연습생 때부터 트레이닝 방식이 달랐어요. 짜인 스케줄이 아닌 자기 주도형 연습을 했고, 기획사가 정해준 캐릭터도 없었어요. 문별이가 남성적인 춤을 좋아하면 개성을 살려줬죠. 현실적으로 우린 예쁘지도 않고 키도 작아 실력으로 승부해야 했고, 완벽한 라이브와 매번 재미있는 무대 연출이 필요했어요."(화사, 솔라)



이들이 특히 레드 오션인 아이돌 시장에서 틈새를 파고든 건 김도훈이 만들어낸 '남다른' 음악이었다.

데뷔곡 '미스터 애매모호'(2014)를 시작으로 '피아노 맨'(2014), '음오아예'(2015), '1㎝의 자존심'(2016), '넌 이즈(is) 뭔들'(2016), '데칼코마니'(2016)까지 펑키, 아르앤드비(R&B), 블루스 장르까지 넘나들며 차트에서 '롱런'했다.

개성 넘치는 제목에 재치와 유머로 무장한 노랫말은 귀에 쉽게 각인됐다. 지난해 음악 방송 8관왕을 차지한 '넌 이즈 뭔들'은 유행어처럼 번지기도 했다.

문별과 화사는 "웅장한 레트로풍 노래를 선보이다가 '음오아예' 때는 가벼운 음악이어서 걱정했다"며 "그런데 이 곡으로 우리가 널리 알려졌다. 인터넷 용어를 차용한 '넌 이즈 뭔들'도 미완성일 때는 타이틀곡으로 아쉽다고 느꼈는데 계속 듣다 보니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콘셉트를 규정할 수 없을 정도로 아이돌의 틀에서 빗겨간 팀이지만 멤버들은 "우린 아이돌"이라며 "선망의 대상이란 뜻의 아이돌이란 단어가 너무 좋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청룡영화제에서도 이들의 농익은 재치는 빛을 발했다. 영화 속 인물의 명대사를 인용해 '데칼코마니' 무대를 꾸미면서 이병헌에게 "모히토 가서 몰디브 한잔할래', 정우성에게 "정우성, 내가 원샷하면 나랑 사귀자"라고 개사해 화제가 됐다.

문별은 "사실 진짜 떨었다"며 "영화인들만 있는 새로운 환경에서 바뀐 가사를 소화해야 하는 미션이 있어 데뷔 무대보다 더 떨었다. 배우들이 심각한 표정이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너무 밝게 답해줘서 다행이었다"고 웃었다.



이들도 여느 가수들처럼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쉽진 않았다고 한다. 솔라는 YG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해 30~40군데 오디션을 봤고 지금의 기획사를 마지막으로 떨어지면 승무원으로 꿈을 선회하려 했다고 한다.

문별도 "데뷔조까지 가서 떨어진 적도 있다"며 "맨 마지막 떨어진 기획사에서 '살 때문'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땐 60㎏까지 육박해 죽기 살기로 46㎏까지 빼고 오디션을 봐 지금의 기획사에 합류했다"고 말했다.

데뷔 후 악성 댓글로 인한 마음고생도 했다.

화사는 "인격모독을 하는 센 댓글이 많았다"며 "처음엔 흔들리지 않았는데 계속 보니 아팠다. '화사만 없었다면 예쁜 그룹이었을 텐데'라면서 탈퇴하라는 서명도 해 충격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래퍼인 문별도 "'래퍼만 빼고 실력파'라고 '낙하산'이란 비난을 받았다"며 "'넌 실력파 소리를 그냥 얻어서 좋겠다', '마마무에서 없어도 된다' 하더라"고, 휘인도 "댓글을 잘 안 보는데 성적인 농담은 참 아프다"고 덧붙였다.



그래도 고생 끝에 낙은 있었다. 기획사의 대우가 달라졌고, 큰돈은 아니지만 경제적으로 집안에 보탬이 되는 딸이 됐다. 휘인과 문별 등은 작사, 작곡에도 참여해 저작권료도 생기기 시작했다.

멤버들은 "일정이 많아지면서 차가 신형으로 바뀌었고, 초창기에는 김밥을 주로 먹었는데 지금은 메뉴를 자유롭게 고른다. 조금만 아파도 기획사에서 병원에 데려다준다"고 말했다.

휘인은 "집안에 빚이 좀 있었는데 갚아드렸다"고, 문별도 "아빠가 대출을 받아 트럭을 샀는데 대출금을 갚아드리고 차를 바꿔드렸다. 연습생 기간이 길어 오랜 시간 용돈을 받아 써 해드리는 게 당연하다"고 덧붙였다.

프로듀서 김도훈 대표에 대한 각별한 마음도 전했다.

"존경하는 우리의 정신적인 지주예요. 대표님이 없었으면 지금의 색깔을 가진 그룹이 되지 못했을 겁니다. 사소한 것 하나까지 마지막에 체크를 받지 않으면 불안할 정도죠."(멤버들)

올해의 목표는 지금의 자리를 넘어서는 성장을 하는 것.

지난 6~8일 일본 도쿄에서 쇼케이스를 펼쳐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이들은 "일본 무대 때 정말 '필'이 좋았다"며 "타지였고 언어의 장벽도 있었지만 함께 하니 무서울 게 없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소망이 단독 공연이었는데 그 소원을 이뤘잖아요. 올해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좀 더 큰 목표를 세우고 싶어요. 꼭 해외 투어를 하고 싶습니다."(화사, 문별)

mim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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