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탈북자 은신처 없애려 함경북도 수해 마을 고의 방치"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 당국이 탈북자들의 은신처를 없애기 위해 고의로 수해 피해 마을들을 방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15일 보도했다.
RFA는 미국의 상업위성이 지난해 10월 25일 촬영한 함경북도 회령시 강안동과 망양동의 위성사진을 공개하면서 홍수가 발생한 지 두 달이 지났을 당시에도 이 지역의 수해복구는 큰 진척이 없었다고 전했다.
강안동과 망양동은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마주하는 탈북 요충지 중 하나로, 탈북을 결심한 이들은 이곳에서 삼엄한 경비를 피해 잠시 몸을 숨기곤 했다.
위성사진을 보면 북한 당국은 이들 지역에 대한 복구를 외면한 채 강안동에서 남동쪽으로 멀리 떨어진 허허벌판에 아파트 최소 55채 규모의 새로운 주거지를 조성했다.
북한 당국이 탈북자들의 요충지였던 마을들을 복구하기보다 북·중 접경지역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새로운 마을을 세우는 쪽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지 사정에 밝은 한 탈북자는 "원래 없애려 했던 강안동와 망양동의 400~500세대가 이번에 홍수 피해로 휩쓸려가자 주거지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었다"며 "결국 북한 당국이 의도한 대로 탈북 요충지도 정리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정은 정권이 탈북 방지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지난해 홍수로 인해 함경북도 지역의 탈북 요충지들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탈북은 한층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RFA는 설명했다.
북한 국경경비대 지휘관들은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단 한 명의 탈북자도 발생하지 않도록 국경경비를 철통같이 하겠다는 결의대회도 최근 개최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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