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공화, 트럼프 비판한 윤리청장 소환…민주 "재갈 물리기"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재산 신탁 계획이 '미흡하다'고 비판한 정부윤리청(OGE) 청장을 의회로 불러 따지기로 해, 또다시 윤리기구 '재갈 물리기'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은 공화당 소속인 연방하원의 제이슨 차페츠(유타) 정부개혁감독위원장이 월터 샤웁 정부윤리청장에 대한 위원회 소환을 통보하면서 비롯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차페츠 위원장은 지난 12일 샤웁 청장에게 서한을 보내, 위원회의 비공개 면담에 출석하라고 통보했다.
샤웁 청장이 트럼프 당선인의 '이익충돌 방지' 계획을 공개로 비판한 것을 문제 삼겠다는 것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직과 자신의 각종 비즈니스 간 이익충돌 방지책으로 트럼프그룹의 경영권을 두 아들에게 넘기고, 재산은 신탁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샤웁 청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이 부적절하다며 대놓고 비판했다.
그는 "이익충돌을 막으려면 반드시 자산을 처분해야 한다"며 "자산 매각이 대통령이 치러야 할 지나치게 큰 대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고위 공직자들이 이익을 위해 지위를 이용할 수 있다는 인식을 만드는 위험을 무릅쓰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이에 대해 차베츠 위원장은 "샤웁 청장이 조사도 하지 않고, 마치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샤웁 청장은 트럼프 당선인의 계획에 대해 논의하기 위한 내부 회의 일정을 잡는 것도 거부했다"며 "그의 위원회 출석은 선택이 아니다"고 경고했다.
샤웁 청장 '소환' 통보에 야당인 민주당과 백악관이 발끈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13일 성명을 내 "공화당이 의회윤리국(OCE)의 내장을 빼내더니, 이번에는 정부윤리청에 수갑을 채우려 한다"고 주장했다.
공화당은 앞서 지난 2일 의원들의 비위를 감시하는 OCE의 기능과 독립성을 제한하기로 했다가 당 안팎의 반발을 낳았고, 트럼프 당선인이 "부당하다"고 제동을 걸자 하루 만에 백지화한 바 있다.
슈머 의원은 "차베츠 위원장이 샤웁 청장을 괴롭혀 자리에서 물러나게 하려 한다"며 "아주 비열한 짓"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샤웁 청장은 역대 민주당과 공화당 행정부에서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공정하게 일했다"며 "샤웁 청장만큼 워싱턴의 오물 빼기를 시도한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백악관의 조시 어니스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차베츠 위원장의 소환 통보에 언급, "공화당의 '오물 채우기' 해트트릭의 완결판"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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