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시골마을 절벽 동굴 내 수도원 "세입자 찾아요"
350년 전 건립…마을 시장·성직자가 면접으로 뽑아
(제네바=연합뉴스) 이광철 특파원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주의 작은 마을인 잘펠덴에서 350년전 절벽 동굴에 지은 수도원에 거주할 '세입자'를 공개 모집해 화제가 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공영 ORF에 따르면 잘펠덴에서는 리히텐베르크 성 위의 자연 동굴에 지어진 옛 수도원 건물에서 봄, 여름을 날 건물관리인 겸 세입자를 뽑고 있다.
난방도 안 되고 수도도 없을 뿐만 아니라 따로 급여가 나오는 것도 아니므로 엄밀하게 따지면 건물관리인은 아니다.
이곳의 성직자인 알로이스 모제는 "자급자족하는 걸 즐기고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면 된다"고 말했다.
물론 따로 급여를 주는 게 아니어서 자급자족할 소득은 있어야 한다.
4월부터 11일까지 이곳에는 많은 사람이 찾아 전망을 즐기고 기도를 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거주자는 잘펠덴 시장과 성직자들이 면접으로 뽑는다. 봄 여름을 이곳에서 나고 싶으면 사진과 이력서 등 서류도 보내야 한다.
중유럽에서는 드물게 여전히 사람이 거주했던 옛 수도원인 이곳은 작년 가을 목사와 심리치료사가 떠나면서 빈 건물이 됐다. 그 전에는 베네딕트회 수사가 12년간 거주했다.
1970년에는 이곳에서 총기 사고가 있었다. 한 남성이 수도원 문에 총을 쐈는데 '입주 심사'에서 탈락한 데 앙심을 품은 사람이었다. 다행히 거주하던 사람은 다치지 않았지만 놀라서 고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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