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라운드 위기의 현대캐피탈…'긍정의 힘'으로 돌파한다
최근 2승 3패…17일 대한항공전에서 선두 탈환 도전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팀 성적이 안 나오면 가장 먼저 팀 분위기가 달라진다. 작은 일에도 선수들은 날카롭게 반응하고, 이런 것들이 반복되면 팀워크까지 무너진다.
4라운드 2승 3패에 그치며 2위로 내려간 프로배구 남자부 현대캐피탈 역시 이처럼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3라운드를 4연승으로 마감하며 13승 5패, 승점 38로 1위를 달린 현대캐피탈은 주전 세터 노승욱의 부상 소식으로 4라운드를 시작했다.
지난달 28일 천안 삼성화재전에서 노재욱의 부재 속에 1-3으로 패한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에도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져 안방에서 2연패 했다.
9일 KB손해보험을 상대로 간신히 3-2로 이겨 연패에서 탈출한 현대캐피탈은 11일 우리카드에 충격적인 0-3 패배를 당했고, 이런 하락세는 최하위 OK저축은행을 상대한 13일 경기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현대캐피탈은 4세트 매치포인트까지 몰렸다가 간신히 3-2로 역전승했지만, 승리 후에도 최태웅 감독은 기쁨보다 걱정이 앞섰다.
이날 승리로 현대캐피탈은 승점 43으로 대한항공과 동점을 만들었고, 세트득실률에서 밀려 2위에 머물렀다.
17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열릴 대한항공과의 4라운드 최종전이 선두 싸움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에 대해 최 감독은 "지금 분위기로는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어찌 되었든 선수들이 꼬여있는 게 너무 많이 보인다. 한 번에 풀기보다 하나씩 풀어나가려고 생각 중"이라고 털어놨다.
인터뷰를 진행한 주장 문성민과 노재욱, 여오현 역시 무거운 분위기는 마찬가지였다.
극적인 역전승에도 선수들의 대답은 단답형이었고, 어떻게든 팀 분위기를 수습하겠다는 말이 반복됐다.
현대캐피탈이 믿는 건 '긍정의 힘', 그리고 대화다.
같은 선수들로 3라운드까지 선두를 질주했고, 서로가 믿고 한 발만 더 움직이면 위기에서 벗어날 거라 믿는다.
최 감독은 "저나 우리 팀이나 강점이 긍정의 힘을 믿는 거다. 긍정적인 생각으로 하면 우리 경기력이 돌아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날 여오현은 5세트 수차례 결정적인 디그로 팀을 위기에서 건졌는데, 공을 받느라 코트에 쓰러지고도 벌떡 일어나 후배들과 함께 세리머니 했다.
여오현은 "우리 팀만의 플레이가 안 나오고, 자신감이 떨어져 있다"면서도 "항상 감독님이 침착하게 하라고 말씀하시는데, 나 역시 선수들에게 조금만 더 천천히 하자고 주문한다"고 설명했다.
주장 문성민이 느끼는 압박감도 적지 않다. 그리고 답은 대화에 있다고 믿는다.
그는 "서로 믿고 편하게 하자고 이야기한다. (성적이 떨어지며) 그전에 코트에서 안 보이던 모습들이 조금씩 보이는데, 그런 것들도 선수들이 다 이겨낼 거로 생각한다"며 인터뷰장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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