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명 사망 伊 콩코르디아호 좌초 5주년…추모행사 엄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2012년 이탈리아 토스카나 해변에서 좌초해 32명의 사망자를 낸 크루즈선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가 사고 5주년을 맞았다.
승객 3천216명과 승무원 1천13명 등 총 4천200여 명을 태우고 항해하던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는 2012년 1월13일 토스카나 해변의 질리오 섬 인근을 지나다 암석에 부딪쳐 좌초했고, 이 여파로 승객 32명이 숨지고, 157명이 다쳤다.
사고 5주기를 맞아 콩코르디아 호가 좌초한 글리지오 섬의 푼타 가비아나라 항구에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화환이 놓여지고, 항구에 설치된 추모비까지 횃불 행렬이 진행된다.
또, 항구에 정박한 배들은 희생자를 기리기 위해 일제히 경적을 울리고, 1분 간의 묵념 시간도 엄수된다.
한편, 사고 당시 승객 전원이 탈출하기 전에 먼저 달아나 '겁쟁이 선장'이라는 세계적인 오명을 얻은 프란체스코 스케티노는 항소심 재판에서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16년 형을 선고받은 뒤 대법원에 상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사고 직전 금발의 몰도바 출신 댄서와 희희덕거리고, 배가 암초에 충돌하기 전에 인도네시아인 조타수와 의사 소통에 실패해 결국 사고를 막지 못한 책임이 드러났다.
하지만 스케티노 선장의 변호인단은 당시 사고가 선장 혼자만의 잘못이 아니라며 크루즈 운영사인 코스타 크로치에레, 인도네시아 조타수, 이탈리아 해안 경비대가 책임을 나눠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이탈리아 검찰은 스케티노 선장에게 부과된 형량이 너무 가볍다며 형기를 26년으로 늘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번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심리는 오는 4월 개시될 예정이다.
한편, 사고 약 2년 반 만에 이탈리아 북서부 제노바 항으로 예인된 코스타 콩코르디아 호는 작년 9월 제노바 항에서 완전히 해체됐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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