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자영업자 대출 180조…6년만에 두배↑

입력 2017-01-15 09:00
시중은행 자영업자 대출 180조…6년만에 두배↑

작년에만 16조↑…2010년 이래로 두 번째로 많아

신용대출도 5조8천억원 늘어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지난해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180조원을 돌파하며 6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하나·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은 180조4천197억원으로 2010년 말 96조6천396억원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해에만 16조2천506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부동산 붐으로 대출이 폭증했던 2015년의 22조7천105억원보다는 줄었지만 2010년 이래로 두 번째로 많은 연간 증가액이다.

자영업자들은 은행에서 돈을 빌려 부동산임대업, 음식점, 소매업 등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자영업자는 지난해 10월 말을 기준으로 약 570만명에 달한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기준으로 이미 하루 평균 3천 명이 자영업체를 새로 차렸다. 매일 2천 명은 사업을 접었다. 결국, 매일 1천명씩 자영업자들이 증가하는 셈이다.

문제는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자영업자의 빚 부담이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작년 말 발표된 금융안정보고서는 "자영업자들은 임금근로자보다 소득이 경기변동에 민감하고 창·폐업도 빈번해 안정적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실제로 자영업자 대출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2년 이래로 5대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은 매년 10조원 넘게 증가했다.

특히 지난 2015~2016년의 증가액은 약 40조원으로 지난 6년간 증가액(약 84조원)의 46.5%를 차지할 정도로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문제는 자영업자의 상당수가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대출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2016년 가계금융·복지조사'를 보면 2015년 자영업자 가구의 빈곤율(중위소득의 50% 미만인 비율)은 12.9%로 2014년(12.3%)보다 0.6%포인트 높아졌다.

또 통계청이 작년 말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에 따르면 전년 전체 자영업체의 21.2%는 월 매출이 1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처럼 자영업자 대출 증가에 대한 우려의 시각이 있는 가운데 신용대출도 지난해 증가세를 이어갔다.

5대 시중은행의 신용대출 규모는 지난해 12월 말 90조1천500억원으로, 전년 말(84조3천349억원)보다 5조8천151억원이 증가했다.

이는 2015년 증가액(7조839억원)을 제외하고 관련 통계를 알 수 있는 2010년 이래도 두 번째로 많은 증가액이다.

2015~2016년 2년 동안에 증가한 금액(12조8천990억원)은 직전 2년(2013~2014년) 증가액(4천175억원)에 견줘 무려 30배가 넘는다. 가히 '폭증'이라고 할 만한 수준이다.

특히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가계대출을 크게 웃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급증'은 우려를 자아낸다.

작년 9월 말 기준 신한·국민·우리·하나 등 4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에 불과하다. 반면, 신용대출 연체율은 0.51%로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의 2.5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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