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CEO] '그룹 재건' 마지막 퍼즐 남은 박삼구 회장
(서울=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지난 12일 금호타이어[073240] 매각 본입찰이 진행되자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매각 자체가 인수합병(M&A) 시장의 대어로 꼽힐 만큼 큰 건이기도 했지만 박 회장이 오랫동안 갈망해온 '그룹 재건'의 꿈이 이뤄질지를 놓고 업계의 관심이 쏠려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9년 유동성 위기가 심화하자 금호산업[002990]과 금호타이어가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이후 박 회장은 2015년 9월 금호산업 채권단이 보유한 경영권 지분을 7천228억원에 사들여 회사를 되찾았다.
당시 금호산업과 함께 엮여있는 계열사들을 모두 가져오면서 그룹 재건 작업을 큰 틀에서 완료할 수 있었지만 금호타이어는 '마지막 숙제'로 남았다.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를 반드시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드러냈다.
지난해 경영 방침을 내놓으면서 "금호타이어 인수는 순리대로 될 것"이라고 자신했고, 올해 신년사에서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그룹 재건을 마무리해야 하는 마지막 과제가 남아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에 혼신의 힘을 쏟는 것은 그룹 역사를 함께한 상징적인 회사이기 때문이다.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고(故) 박인천 회장은 1946년 금호고속을 창업해 승승장구했으나 양질의 타이어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1960년 직접 세운 회사가 금호타이어다.
아시아나항공[020560] 다음으로 많은 매출을 올려 향후 '캐시카우'가 될 잠재력이 크다는 전략적인 판단도 작용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마감된 금호타이어 지분(42.01%) 매각 본입찰에는 타이어 회사 더블스타, 화학회사 지프로, 항공부품회사 상하이 에어로스페이스 인더스트리 코퍼레이션(SAIC) 등 중국의 3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들 업체는 1조원가량의 입찰가를 써낸 것으로 알려진다.
채권단은 본 입찰 참여업체의 인수 의지, 고용승계를 비롯한 향후 경영계획 등을 평가해 우선협상대상자를 다음 주 초 발표할 예정이다.
이후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벌여 구체적인 가격과 조건을 정한 뒤 우선매수청구권을 보유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게 인수 의향을 타진하게 된다.
박 회장은 채권단의 통보를 받은 날로부터 한 달 이내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여부를 채권단 측에 알려야 하고 행사하기로 결정하면 45일 이내에 계약금을 내야 한다.
현재 자체적인 자금 조달 여력이 부족한 박 회장은 100% 지분을 보유한 특수목적법인(SPC)을 세워 재무적투자자(FI)를 끌어모아 인수 대금을 마련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 때문에 어떤 우호적 투자자가 박 회장의 '백기사'로 나설지가 또 다른 관심거리로 떠올랐다.
박 회장은 지난 13일 내부 전략경영세미나 참석차 경기도 용인 금호아시아나 인재개발원을 방문한 자리에서 취재진에게 "가격이 나오지 않아 할 수 있는 얘기가 없다. 가격이 나오면 검토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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