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민들, 혹한에 노숙인 떡국봉사…"고향 부모님 생각나요"
떡국 대접받은 서울역 노숙인 "빨리 통일 됐으면 좋겠다"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노숙인들이 음식을 드시는 모습을 보니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이 생각이 나요."
지난 12일 서울역에서 노숙인들에게 떡국을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한 40대 여성 탈북민 이향란(가명) 씨는 "음식을 만드는 동안 추웠지만 맛있게 드시는 걸 보니 뿌듯하고 보람이 있었다"면서 이런 감회를 밝혔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그날 서울역 봉사활동에는 최근 한국에 입국해 경기도 안성에 있는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12주 과정의 남한사회 정착교육을 받는 여성 탈북민 57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추운 날씨에도 4시간 동안 떡국 600그릇을 만들어 노숙인들에게 대접했다. 겨울 양말 등 방한용품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선물했다.
봉사활동에 참여한 30대 탈북민 최꽃향(가명) 씨는 "떡국 한 그릇은 작다고 하면 작을 수 있는데, 이 작은 것으로 사람 사는 정을 나누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떡국 대접을 받은 노숙인들도 탈북민들이 만든 음식을 먹으며 추운 날씨에 몸과 마음을 녹일 수 있었다.
한 노숙인은 "떡국 한 그릇을 먹고 나니 속도 든든하고 마음도 따뜻하고 부자가 된 기분"이라며 "빨리 통일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이번 탈북민 봉사활동에는 통일부 홍용표 장관과 직원 20여명, 대한적십자사 김선향 부총재와 봉사원 10여명, KEB하나은행 장경훈 부행장과 직원 20여명 등도 참여했다.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봉사활동은 하나원 교육생들이 어떤 교육보다도 스스로 자긍심을 느끼게 되는 프로그램"이라며 "이런 봉사활동을 통해 우리 사회에 치열한 경쟁만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돌보는 따뜻한 면도 있다는 점을 더 잘 이해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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