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 안에 웬 양계장?…의정부교도소 '명물' 양계장 눈길

입력 2017-01-15 08:01
교도소 안에 웬 양계장?…의정부교도소 '명물' 양계장 눈길

"각 교도소에 납품돼 부식으로 활용…시기 안정했지만 폐쇄 예정"

(의정부=연합뉴스) 최재훈 기자 = 조류 인플루엔자(AI) 여파로 전국 양계농가가 몸살을 앓고 있지만 AI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야청청' 양계를 이어가는 곳이 있어 화제다.

그것도 교도소라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끌지만 이 '명물' 양계장도 수감자가 늘면서 폐쇄될 상황에 놓였다.



화제의 교도소는 경기도 의정부시 고산동에 있는 의정부교도소. 굳게 닫힌 수용 시설 바로 옆 교도소 부지에는 식용 닭인 육계 양계장이 있다.

이 양계장에서 생육되는 닭은 약 1만마리로, 통상 규모가 큰 양계농가에서 2만∼3만마리를 키운다는 점을 고려하면 절대 작지 않은 규모다. 실제 의정부에서는 가장 규모가 큰 양계장 중 하나다.

의정부교도소에서 닭을 키운 역사는 20년이 넘는다. 교도소가 1982년 현 장소로 이전한 지 10여년 지난 90년대 초, 교도소는 재소자들의 교화 등을 위해 교도소 부지에 약 43만㎡ 규모의 농장을 조성했고, 이때 양계장도 함께 만들었다.

당시에는 재소자 중 모범수들이 매일 나가 양계장을 가꿨다. 재소자들은 영농 기술도 익히고, 일정 규모의 수고비도 받았다. 농사로 수억원의 수익을 벌어들여 국고에 귀속시키기도 했다.

그러다 약 17년 전부터 재소자들이 수감시설 밖에 나가 활동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판단에 재소자들 대신 교도소 관계자와 계약 직원들이 양계장을 운영하게 됐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도소 관계자는 15일 "일반적으로 교도소에 양계장이 있다고 하면 재소자들이 닭을 키워 교도소가 수익 사업을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키운 닭으로 장사하지는 않고, 전국의 각 교도소에 납품돼 재소자들이나 교도소 직원들의 부식으로 활용된다"고 설명했다.

올겨울 경기북부지역에는 AI가 몰아쳤지만, 철통보안을 자랑하는 교도소 내부 시설답게 의정부교도소 양계장에는 아무런 피해가 없었다.

이런 의정부교도소의 '명물' 양계장도 이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정원대비 교도소 재소자 수용률이 157% 이상으로 매우 높아 양계장이 폐쇄될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교도소 측은 양계장 자리에 수감시설을 세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교도소 관계자는 "경기북부 지역 인구는 증가하는 추세인데 교도소는 의정부교도소 하나뿐이라 시설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며 "정확한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점진적으로 부대 시설은 폐쇄하고 해당 부지에 수용 시설을 늘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교도소는 수형자와 경기북부지역의 미결수용자를 동시에 수용ㆍ관리하는 경기북부에서 유일한 교도소다.

최태원 SK 회장과 한명숙 전 총리 등 정 재계 유명 인사들이 수감돼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jhch79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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