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고교 무상교복' 재추진…의회 동의 관건
(성남=연합뉴스) 김경태 기자 = 경기도 성남시가 시의회 예산 삭감으로 무산됐던 고등학생 교복 무상 지원사업을 다시 추진한다.
성남시는 고교생 교복 무상 지원사업 예산을 올해 4월 추가경정 예산안에 다시 편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5일 밝혔다.
앞서 시는 고교 신입생 약 1만명 대상 교복 지원비 30억원을 올해 예산안에 편성해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의회는 지난달 본회의에서 저소득층 학생 600명분만 남기고 29억원을 삭감했다.
시는 지난해부터 중학교 신입생 8천여명에게 1인당 15만원씩 12억여원의 교복 비용을 지원했으며 올해부터 지원대상을 고교까지 확대할 계획이었다.
시의회 예산 삭감으로 올해 고교 확대 시행이 무산됐으나 최근 이재명 시장이 새해 인사회에서 시민들의 지원 요청이 이어지자 추경 예산 편성 검토를 지시해 재추진하게 된 것이다.
지난 11∼12일 진행된 지역별 새해 인사회에서 일부 주민들의 고교생 교복 무상 지원 요청에 대해 이 시장은 "고교 무상교육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라 세금을 토목이나 조경공사에 쓰는 것보다 백배 낫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안 심사 권한은 시의원들에게 있다. 집행부는 편성했지만, 새누리당 의원들이 적절치 않다고 해 삭감됐다. 지금이라도 시의회가 동의하면 추경 예산에 편성해 제출할 용의가 있다. 머슴들(집행부·시의회) 의견이 엇갈리면 여러분(시민)이 머슴들을 설득해야 한다. 저도 의회를 설득해보겠다"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과 새누리당 시의원 간 의견은 엇갈렸다.
찬성하는 민주당 의원들과 달리 예결위 소속 한 새누리당 의원은 "무상교복보다 노인, 보육 등 약자를 위한 정책에 시민 세금이 우선 가야 한다"며 "무상 교복은 의회 합의로 보류한 것인데 의회를 일방적으로 매도해 섭섭하다"고 반박했다.
삭감된 고교 교복 지원금은 예비비로 넘겨진 상태이나 정당 간 이견이 여전해 시의회 설득과 조율 과정이 주목된다.
kt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