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내린 뒤 곳곳서 '꽈당'…빙판길 사고주의보
구급환자 중 낙상환자 10% 넘어…"고령자 대퇴골 골절 위험"
(수원=연합뉴스) 강영훈 기자 = 갑자기 많은 눈이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가 지속하면서 꽁꽁 언 길을 걷던 시민들이 넘어지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60대 이상 고령자가 낙상사고를 당할 경우 대퇴골 골절 등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14일 경기도 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경기도 내 낙상환자는 지난해 4만5천516명, 2015년 4만4천306명, 2014년 4만6천956명 등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하면 전체 구급 환자(41만여 명)의 11% 수준이다.
경기지역에 0.5∼2cm의 눈이 내리고 강한 바람이 분 전날에도 곳곳에 빙판길이 생겨 낙상사고가 잇따랐다.
13일 오전 11시 19분께 광명시의 한 경로당 앞에서 눈길을 걷던 A(81·여)씨가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발목과 가슴 부위 통증을 호소,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같은 날 오전 11시 12분께 수원시 주택가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던 B(24·여)씨도 넘어져 허리를 다쳤다.
거동을 못 하게 된 B씨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전문가들은 빙판길에서 넘어지는 사고만으로도 큰 부상을 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는 "60세 이상 고령자의 경우 반응속도가 젊은이에 비해 느려서 손목 부상에 그치지 않고, 심하게는 대퇴골 골절을 당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며 "연세가 있는 환자에게는 수술 자체가 부담인 데다 추후 합병증이 겹칠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국민안전처는 최근 '겨울철 골반 및 대퇴골 골절환자 증가, 빙판길 미끄러짐 주의'라는 제목의 자료를 내고 예방법을 소개했다.
지난 3년간 골반 및 대퇴골 골절 환자 수가 12∼1월에 급격히 증가했으며, 연령은 60세 이상 고령자에 집중됐다는 내용이다.
또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전 10분간 스트레칭을 하고, 등산화처럼 마찰력이 강한 신발을 착용한 뒤 보폭을 평소보다 10∼20% 줄여 걸어야 한다는 설명이 담겼다.
국민안전처 관계자는 "빙판길을 걸을 때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지 말아야 한다"며 "특히 보행이 불편한 고령자의 경우 지팡이, 혹은 신발 밑창에 부착하는 '도시형 아이젠'을 사용해 사고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한편 수도권기상청은 주말 내내 경기지역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0도 내외에 이르는 강추위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ky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