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카 공포는 꺾였지만…브라질 소두증 아기들의 사투는 진행형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2015∼2016년 브라질을 휩쓴 지카바이러스 공포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지카 감염 증상인 소두증을 겪는 아기들의 부모 수천 명은 계속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다.
12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2015년 지카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한 이래 브라질 당국이 지금까지 확인한 신생아 소두증 사례는 2천289건이다. 아직 확진 판정을 받지 않은 소두증 의심 사례도 3천144건에 이른다.
브렌다 페레이라(23)는 소두증에 걸린 4개월 딸 마리아 페르난다를 안고 병원 문을 나서면서 눈물을 훔쳤다. 의사는 마리아 페르난다의 증상이 생각보다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페레이라는 AFP에 "딸이 말을 하고, 가능한 한 정상적인 삶을 살면 좋겠다"며 "사람들이 우리 아이들을 사람 취급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리우데자네이루 최대 빈민가 호시냐 출신인 페레이라는 딸이 태어난 이후에야 딸이 소두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아기 아빠는 '병든 딸'을 원치 않는다며 아내와 딸을 버렸으며, 페레이라는 하루 24시간 딸을 돌봐야 해 일을 그만뒀다.
그러나 이파네마 해변에서 얼음을 파는 페레이라 모친의 월수입이 70달러(약 8만2천원)를 넘는다는 이유로 장애 어린이 복지 수당을 받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는다.
리우데자네이루에 있는 국가 뇌 연구소(IEC)는 여러 검사를 무료로 해주는 소두증 클리닉을 운영한다. 이곳은 페레이라 모녀처럼 주변 지역에서 온 소두증 아기 가족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소두증 아기 대부분이 1세 미만이고, 이들을 치료하는 브라질 의사들의 경험도 제한적이다. 의사들은 부모들의 질문에 속 시원한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소두증 클리닉 코디네이터인 페르난다 피알류는 "소두증에 치료법이 없어 심리적인 지원이 매우 중요하다"며 "아기들에게 필요한 건 이들을 심리적으로 건강하게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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