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주] 사드 후폭풍에 화장품주 '요동'
아모레퍼시픽·한국콜마 주초보다 상승…저가 반발매수세로 반등
(서울=연합뉴스) 유현민 기자 = 화장품주 투자자들은 이번 주(9∼13일)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아모레퍼시픽 등 화장품주들은 한미 양국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을 둘러싼 중국의 강한 반발에 따른 우려로 주초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최근 급락으로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분석과 외국인의 지속적인 매수세에 힘입어 상승 반전했다. 일부 종목은 주초보다 상승 마감했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대표적 화장품업체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지난 9일부터 3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는 등 지난 4일부터 10일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중국 정부가 한국·중국 항공사들의 중국발-한국행 전세기 운항 신청을 불허했다는 소식과 한국이 사드배치를 강행하면 강력한 보복이 뒤따를 것이라는 중국 관영매체의 경고성 보도에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 7일 '한국이 사드 때문에 화를 자초하고 있다'는 제하의 사평(社評)에서 "한국이 사드배치를 결정하고 미국의 글로벌 전략의 앞잡이가 되려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중국인들은 한국이 미국 편에 서기로 선택한다면 한국 때문에 국익을 희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하기 했다.
지난 10일에는 중국 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질검총국)이 '불합격 화장품' 명단에 한국산을 대거 포함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다음 날 아모레퍼시픽, 한국콜마[161890] 등이 52주 신저가를 새로 썼다.
코스맥스[192820], 연우[115960], 코스메카코리아[241710], 한국화장품[123690], LG생활건강[051900], 잇츠스킨[226320], 토니모리[214420] 등 다른 화장품 관련주도 10∼11일까지 대체로 동반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11일 아모레퍼시픽(2.21%)과 한국콜마(2.70%)가 반등을 이끌었고 나머지 화장품 관련주들도 상승 흐름을 탔다. 이어 13일에는 코스맥스가 전 거래일보다 4.78% 오른 12만500원에, 아모레퍼시픽이 4.14% 오른 31만4천500원에 한 주간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맥스와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일 종가보다 각각 2.99%, 5.36% 상승 마감했다.
전날 한국콜마(3.23%), 연우(2.40%), 토니모리(2.21%), 클리오(2.11%), 아모레G[002790](1.97%), 코스메카코리아(1.94%), 잇츠스킨(1.64%), LG생활건강(1.07%), 한국화장품(0.88%) 등도 동반 상승했다.
화장품 종목의 반등은 그동안 낙폭이 과도했다는 분석에 따른 것으로 관측됐다. 실적 등 내재가치와 비교할 때 주가수준이 크게 낮다는 것이다.
박종대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실제 실적을 들여다보면 아모레퍼시픽이나 코스맥스, 한국콜마 등 모두 중국 실적이 상당히 좋다"고 말했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아모레G 등 화장품 빅3의 4분기 합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각각 10%, 20% 증가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3분기 관광객 최성수기에 저조했던 면세점 화장품 매출도 우려보다 양호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 연구원은 특히 중·장기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업체와 해외 사업을 늘려놓은 업체는 유망할 것이라며 아모레퍼시픽과 코스맥스를 유망 종목으로 추천했다.
다른 일각에서는 사드 리스크가 화장품주에 미치는 영향이 투자자들이 우려하는 것보다 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아모레G의 경우 중국 내 사업이 성공적이어서 중국 방문객 감소에 따른 영향은 미미하다"며 "화장품주의 조정 기간을 매수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종대 연구원도 "환율이 떨어지거나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멈추는 등 거시 지표의 변화가 감지된다면 적극적으로 저가 매수에 나서야 한다"면서 "탄핵이 가시화하는 시점이 화장품주 주가의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hyunmin623@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