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사러 가며 항공료 청구' 호주 장관 결국 사퇴

입력 2017-01-13 15:19
'아파트 사러 가며 항공료 청구' 호주 장관 결국 사퇴

호주 총리, 각료·의원 지출 감독기구 신설키로

(시드니=연합뉴스) 김기성 특파원 = 수년간 납세자의 돈을 개인적인 용도에 써왔다는 의혹에 휩싸였던 호주의 보건장관이 결국 사퇴했다.

수전 레이 보건장관은 13일 자신의 출장비 사용 의혹과 관련해 규정을 어긴 바 없다고 강조하면서도 언론의 지속적인 의혹 보도로 중요한 국가 의제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사퇴를 발표했다고 호주 언론들이 보도했다.

레이 장관은 지난 9일 관련 비용을 반환하고 진상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장관직에서 잠정적으로 물러나 있겠다고 밝혔으나 비난이 수그러들지 않자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레이 장관은 2015년 5월 아파트를 사러 휴양도시인 동부 골드코스트에 가면서 항공료를 세금으로 썼다는 의혹이 지난주 불거지면서 구설에 올랐다.

이어 레이 장관이 골드코스트를 17차례 더 방문했으나 9차례는 '공무'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레이 장관은 이번 스캔들이 나오기 전만 하더라도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맬컴 턴불 총리는 레이 장관의 사퇴 직후 "호주 국민은 정치인들이 납세자들의 돈을 신중하게 사용하기를 기대할 권리가 있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각료를 포함한 의원들의 지출을 감독할 독립 기구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했다.

호주에서는 레이 장관 이외에도 줄리 비숍 외교장관이 폴로 경기에 초대받아 가면서 "공식 업무"를 앞세워 항공료 등을 수령해 구설에 올라 있다.

호주에서는 공직자들의 세금 이용과 관련한 '현미경 검증'으로 고위 공직자들이 곤욕을 치르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2015년 8월 브론윈 비숍 당시 하원의장은 소속당 모금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80㎞를 이동하면서 전세헬기를 이용한 사실이 드러나 사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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