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영애' 이승준 "영애 임신했지만…앞날은 알 수 없죠"
"극중 승준은 '미완의 대기'…연애할 때 커플티? 상상 안돼"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앞날은 아무도 알 수가 없지 않나요? 승준과 영애도, 낙원사도 가족들도…."
마침내 '진짜 영애씨의 남자'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앞날은 모른단다. 그런데 그 말이 맞다.
국내 최장수 시즌제 드라마 tvN '막돼먹은 영애씨'의 시즌15를 끝낸 이승준(44)은 주인공들의 앞날은 모른다면서도 "잘됐으면 싶다"고 말했다.
지난 3일 끝난 '막영애' 시즌15는 연애 경력이 남들 못지않은 영애(김현숙 분)가 임신한 것으로 끝을 맺었다. 아이의 아빠는 '작사'(작은 사장님) 승준. 하지만 시즌16에서 영애와 승준의 앞에 꽃길이 펼쳐질지는 아무도 모른다.
'막영애'의 시즌12부터 합류해 4개 시즌을 끝낸 이승준은 15일 "이 작품만큼 편하게, 재밌게 하는 작품도 없는 것 같다"며 웃었다.
"오랜 세월 함께 해서인지 극중 승준이 나 같다는 착각이 들고 그래서인지 작품이 끝나면 이별이라는 감정이 듭니다. 다시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혹은 다신 만나지 못할 거란 생각도 들면서…."
승준은 영애의 주위를 맴돌던 많은 남자를 제치고 결국 영애를 차지하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이야기가 펼쳐진 시즌15에 대해서 시청자들의 불만이 높았다. 평범한 소시민 노처녀 영애의 일상을 조명하는 드라마의 성격이 '연애 드라마'로 변질했다는 거다.
이승준은 "이번 시즌이 연애에 더 몰입했다는 데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데는 영애의 결혼이 임박했기에 '언제쯤일까' 하는 기대감 때문 아닐까 싶다. 시즌12에서도 삼각관계의 '썸'은 있었고 시즌 13, 14는 완벽한 삼각구도였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시즌에는 서현, 미란, 지순의 이야기가 지난 시즌들보다 임팩트 강하게 전개됐습니다. 가족들 얘기도 결국엔 큰 역할을 해줬고요. 중간에 승준의 우유부단이 부각된 것은 제작진의 고충이었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승준은 아직 '미완의 대기'일 뿐입니다. 오히려 이번 시즌 초반에 제가 너무 앞서간 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중국에서 성공하고 돌아와 영애를 지켜줬을 때와 영애에게서 도망칠 때 간극이 너무 크게 느껴지는 건 사실입니다. 지금 와서 생각하면 초반에 승준이 너무 오버했습니다."
그의 말처럼 승준은 우유부단한 면이 강조되는 인물이다. 남자다운 박력이나 결단력을 기대하기보다는 소심하고 고민이 많은 캐릭터다. 그러나 시즌을 거듭하면서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승준은 '승준'에 대해 "시즌13 이후부터 줄곧 성장하는 캐릭터란 생각을 했다"며 "그 성장의 밑거름은 영애"라고 밝혔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은 철없는 바람둥이 승준이 영애라는 사람을 만나고 일과 사랑에서 진지한 면모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아직도 '미완의 대기' 상태입니다. 시즌14에서는 무리한 중국진출을 시도하다 사기를 당하기도 했고, 시즌15에서는 영애를 등 뒤에 두고 도망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승준의 행보는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승준이 좋은 쪽으로 성장하리라는 생각은 합니다. 왜냐면 승준이 가진 건강함 때문입니다."
뒤늦게 철이 들기 시작했지만 '승준'은 순수하고 착한 캐릭터라 성장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이승준은 "승준은 낙원사 사람들과 영애에게 철없는 행동과 짓궂은 행동을 많이 하지만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애정을 품고 있다. 또 반성이 빠르고 영애에게 잘 보이고 싶어한다"며 "승준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태양의 후예'의 '송닥'으로 큰 인기를 누렸고, 영화 '명량'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긴 그이지만 시청자는 '막영애'의 '승준'을 가장 친근하게 여긴다.
그는 '승준' 캐릭터와 실제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정이 많다는 점은 비슷하다"며 웃었다.
"그런데 극중 승준이 잔정이 많다면 전 별로 표현하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승준처럼 장난을 좋아하지만 아주 친한 극소수 사람에게만 하죠. 연애할 때 승준처럼 애교 떨거나 이벤트를 해주거나 하는 재미있는 남자는 아닙니다. 특히 커플티를 입는 건 상상이 안 됩니다. 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하는 건 똑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승준'이 낳은 유행어 "소름끼치게~"를 평소에도 쓰는지 물었다.
"일상에서는 쓰지 않습니다. 여기저기서 만나는 사람마다 한번 해달라고 하는데… 연기할 때 빼고는 입에 달라붙지도 않아요.(웃음) 작가들이 써준 대사였는데, 대본 곳곳에 하도 많아서 촬영하다가 대사 까먹었을 때 그냥 '소름끼치게~' 하면 다음 대사가 줄줄 따라 나옵니다."
prett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