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잠룡들, 반기문 맹공…"제2의 박근혜"·"지도자 안된다"(종합)
文 "정치교체는 정권교체로 가능"…安측 "정책·콘텐츠로 승부" 발언자제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김동호 박수윤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귀국으로 대권 판도가 요동치면서 야권의 대선주자들이 13일 일제히 반 전 총장을 겨누고 나섰다.
당분간 반 전 총장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될 수밖에 없는 만큼 존재감 부각을 위해 초반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수로 읽힌다.
다만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경우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며 발언을 자제하는 모습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대선주자 1위 자리를 점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반 전 총장의 '정치교체' 선언에 정면 반박하면서 견제구를 날렸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의 한 상가 건물에서 열린 '함께 여는 미래, 18세 선거권 이야기' 간담회에 참석해 기자들에게 "정치교체는 정권교체로만 가능한 것"이라면서 "정권교체를 말하지 않고 정치교체를 말하는 것은 그냥 박근혜 정권을 연장하겠다는 그런 말로 들린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반 전 총장이 자신을 '진보적 보수'로 표현했다"라는 질문에는 "지금 우리 상황은 진보·보수 또는 좌우의 문제를 얘기할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상식이냐 몰상식이냐, 정상이냐 비정상이냐가 지금의 문제다. 촛불민심이 요구하는 것은 좀 더 정상적이고 상식적인 나라,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성남시장도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반기문은 박근혜 2탄이다"라며 "반 전 총장이 언급한 정치교체는 정권교체도 아니고 사람교체에 불과하며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계 퇴출 사유, 대국민 거짓말 사기행위…반기문 말바꾸기를 보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반 전 총장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일 위안부 합의에 대한 입장을 완전히 바꿨다고 질타했다.
그는 "보증인도 담보도 없는 정치인은 뭘 보고 믿나? 살아온 삶, 실적과 증거, 거짓말 경력, 말바꾸기와 일관성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반기문 총장은 시작부터 말을 바꾸고 있다"면서 "대의민주제를 망치는 정치인의 거짓말은 부정부패보다 더 나쁘다. 공약 안 지키는 정치인, 말 바꾸는 정치인은 정치에서 퇴출시켜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 측 박홍근 의원 역시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가 지도자의 자질을 가졌는지 치열하게 논쟁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당연히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 논쟁을 피하지 않겠다"고 대대적 검증공세를 예고했다.
박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서도 "귀국 첫 소식이 대선 출마라니, 세계적 평화 지도자로 남길 바라는 많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줄 것"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대구 수성호텔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초청 토론회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지도자 자격이 없다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특히 "(유엔 사무총장 선출직 참여 금지) 유엔총회 결의는 회원국 간 약속이다. 그 결의가 그렇게 하찮은가"라고 반문한 뒤 "반 전 총장 사고방식을 봤을 때 지도자가 안 돼야 할 분"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김부겸 의원 측 허영일 공보특보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이제 대권주자가 아닌가. 국민에게 검증을 받는 혹독한 시간이 남았다"며 공세를 예고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당분간 반 전 총장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안 전 대표 측은 "이제 본격적으로 콘텐츠 경쟁을 할 시점"이라며 "반 전 총장에 대한 평가보다는 4차 산업혁명 등 자신만의 정치 어젠다를 제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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