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일 무역적자 불만에 日 경제계 '움찔'
멕시코 국경세 우려에 자동차 부품업체들 노심초사
(서울=연합뉴스) 이춘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뒤 처음 연 기자회견에서 일본을 직접 거명하며 무역 불균형 시정 의욕을 보이자 일본 경제계가 긴장하고 있다.
13일 일본 공영 NHK방송에 따르면 일본 경제단체 대표들과 중소기업인 등은 트럼프의 경고에 따라 1980년대와 같은 미일 간 무역마찰이 재연될 수 있다며 우려가 높지만, 경제 활성화 기대도 나온다.
미무라 아키오 일본상공회의소 회장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단지 기자회견일 뿐이지 취임연설은 아니다. 20일 취임 후에 대통령으로서 구상이 나올 것이다. 그것을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무라 회장은 다만 "가장 걱정하는 것은 트럼프의 언동 하나하나에 주가나 환율이 요동치는 것이다. 바람직하지 않다. 트럼프가 정합성 있는 정책을 내보여 불안을 불식해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 가쓰시카구 자동차부품업체 회장은 NHK에 "극단적인 정책이 실행되면 대미 자동차 수출에 제동이 걸릴 것이므로 장래가 불투명하다. 미국도 어쩔 수 없다지만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바현 아비코시에 있는 시스템 제작회사 사장은 "특정기업이나 미디어를 콕 집어 비판하는 등 지금까지의 대통령들이 안 하던 (트럼프의) 방식이 걱적"이라고 했다.
트럼프의 공약대로 감세나 1조달러 인프라 투자가 실행될 경우에는 미국 경제가 활성화가 되고, 그에 따라 미국과 교역하는 대다수 국가의 기업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면서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미나토구에 있는 빌딩관리회사 사장은 "과격한 발언이 두드러지지만 취임 뒤에 각종 정책이 가동되면 경제 활성화로 연결될 것을 기대한다. 성공한 사업가 트럼프의 수완도 기대한다"고 밝혔다.
멕시코 공장을 확장하고 있는 자동차부품 제조업체들은 향후 관세 인상 등에 경계감을 내보였다.서스펜션을 닛산과 도요타 등에 납품하는 요로즈는 멕시코에 2개의 공장이 있는데, 완성차업체의 현지공장 신설에 맞춰 공장을 확장 중이다. 이 회사 임원은 "미국이 관세를 올려 자동차 업체가 멕시코 생산을 절반으로 줄이면 우리도 반으로 줄여야 한다. 세계 무역 균형이 무너져 버릴 것"이라고 걱정했다.
엔진용 부품 600만대분을 멕시코공장에서 만들어 80%를 미국에 수출한다는 다이도메탈공업은 30억엔을 투자해 멕시코 공장의 생산능력을 늘리려 했지만, 걱정이 커졌다. 이 회사 한지 세이고 회장은 "기자회견은 트위터의 내용과 같은 것으로 부품업체에 좋은 뉴스가 아니다"며 국경세를 걱정했다.
오사카시 기타구에 본사가 있는 소재업체 도요보는 자동차엔진 커버 등 내장이나 외장에 사용되는 수지를 제조한다. 3년 전 멕시코에 생산거점을 마련했다. 3년 후 현지 매출을 20억엔으로 늘릴 목표다.
그런데 향후 일본 자동차업체가 멕시코에서 철수하거나 생산을 축소하면 경영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도요보 측은 "멕시코쪽 자동차 업체 동향에 대한 정보수집을 강화,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는 선거기간 지구 온난화 대책에는 소극적 자세를 보였다. 이번 회견에서는 온난화 대책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관련업체들은 투자시 미국 고용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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