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투자전략] 원화약세 수출 대기업에 유리

입력 2017-01-13 08:21
[오늘의 투자전략] 원화약세 수출 대기업에 유리

(서울=연합뉴스) 최근 원/달러 환율의 변동성이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무역정책이 중국과 중간재 수출 아시아 신흥국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 데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으로 글로벌 달러화 강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한, 올해 들어 중국 정부가 자본유출을 막기 위한 조치 중 하나로 위안화 유동성을 제한해 원화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됐다.

현재 원/달러 환율은 1,100원대 후반∼1,200원대 초반 수준에서 등락하면서, 2000년 이후 장기 평균인 1,125원을 웃돌고 있다. 그러나 이 추세가 오래 지속할 것 같지는 않다. 원/달러 환율이 이 평균선 위로 올라가 오래 지속한 것은 2000년대 초 정보기술(IT) 버블과 후반 글로벌 금융위기 때 정도다. 이 기간에 장기 평균선을 중심으로 환율이 수렴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에 나타나는 현상도 IT 버블이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원화가 달러에 대해 장기적 약세를 보일 수밖에 없는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또 한국은 미국의 환율 감시대상국에 속해있기 때문에 원화의 지속적 약세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물론 미국이 한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목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원화 약세가 계속되면 미국에 대한 무역흑자가 커져 환율조작국 지정을 앞세운 미국의 압박이 커질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 통상 마찰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원화 약세를 진정시키려는 노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국내 증시는 외국인 매수세와 함께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글로벌 주식시장은 트럼프 랠리 이후 모멘텀을 찾으며 횡보세를 보이는데, 다른 신흥국보다 투자 안정성이 높은 국내 증시의 매력도가 부각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동안 원/달러 환율이 1,050∼1,300원일 때 외국인 투자자는 매수 우위를 보였다. 2015년 긴축 이후 원/달러 환율의 연간 변동성이 10% 수준에서 형성된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의 자금유입은 계속될 것으로 판단한다.

업종별로는 IT와 석유화학이 강세를 보일 것으로 본다. 글로벌 경기가 개선세를 보여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정책 기대감까지 더해지며 국내 수출 경기가 점차 반등하고 있고, 최근 환율 상승도 수출 관련 대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이다. 특히 IT와 석유화학 업종은 실적 개선세도 두드러져 본격적인 실적 시즌을 앞두고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작성자: 마주옥 한화투자증권[003530] 투자전략팀장 majuok@hanwha.com)

※ 이 글은 해당 증권사 애널리스트(연구원)의 의견으로, 연합뉴스의 편집방향과는 무관함을 알려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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