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후보 매티스 청문회 '웃음꽃'…발목잡던 '7년규정'도 풀려
"장관님이라고 부를까요?"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3시간만에 종료
상원 '문민 국방장관 규정' 유예안 압도적 표차로 통과
(워싱턴=연합뉴스) 강영두 특파원 = 12일(현지시간) 오전 워싱턴DC 미국 연방상원의 군사위원회 회의장.
도널드 트럼프 차기 미국 행정부의 초대 국방장관에 지명된 제임스 매티스 후보의 능력과 자질 검증을 위한 인준 청문회에서는 웃음과 농담이 넘쳐났다.
여당인 공화당은 물론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도 너나없이 매티스 후보에게 높은 점수를 준 덕이다.
매티스 후보는 베트남 전쟁이 한창이던 1969년 해병대에 사병으로 자원입대해 제대한 후, 다시 대학 학군단(ROTC)을 거쳐 장교로 임관해 4성 장관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군인이다.
'강골 군인'이라는 의미로 언론이 붙여준 별명 '매드독'(미친개)으로도 유명한 그는 아프간 전쟁과 이라크 전쟁을 지휘했고, 중부사령관을 끝으로 2013년 전역했다.
청문회는 시작부터 화기가 돌았다.
윌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은 청문회 모두발언에 나서 20분 넘게 매티스 후보를 높이 평가하는 연설을 하면서 "그는 '매드독'이 아니라 '브레이브 하트'(brave heart·맹장)"라고 강조했다.
공화당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장군님, '미스터 매티스'라고 부를까요? 아니면 '미스터 세크리터리(장관)'이라고 부를까요?"라며 친근감을 드러냈다.
매티스 후보자는 "그냥 '후보자'라고 불러주세요"라며 웃음으로 받았다.
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앵거스 킹(메인) 의원은 "뉴스를 하나 전하겠다. 바로 옆 건물에서 열리고 있는 정보위원회 청문회를 하다가 방금 왔는데 거기는 지금 정전이 돼서 깜깜하다"고 말했다.
러시아 대선개입 논란으로 분위기가 어두운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에 대한 정보위 청문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는 뜻이었다.
그러자 한 의원이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이 분명하다"고 말해, 방청석은 물론 매티스 후보자도 웃음을 터뜨렸다.
의원들은 북한·이란 핵 문제, 동맹에 대한 인식, 국방 재정난 속 군사력 강화 방안 등에 대해 송곳 질의를 던졌으나, 매티스 후보자의 답변에는 대체로 만족하는 표정이었다.
특히 북핵 문제와 관련, 존 매케인(애리조나) 위원장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미국 본토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민주당 간사인 잭 리드(로드아일랜드) 의원은 '김정은' 이름까지 거명하는 등 여러 의원이 나서 대책을 물었다.
매티스 후보자는 "한국, 일본과 긴밀히 협력하고, 필요하면 북한의 침략에 대응해야 한다"며 굳건한 동맹 지속과 대북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순풍을 탄 청문회는 의원별로 5분씩인 1차 질의가 끝난 후 더 질문하겠다는 의원이 없어 3시간 만에 종료됐다.
군사위는 매티스 후보자의 발목을 잡던 '문민 국방장관' 규정도 풀어줬다.
미국은 민간의 군 통솔, 즉 '문민 국방장관'을 법률로 규정하고 있으며, 군 출신인 경우 전역 후 7년이 지나야만 장관에 오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위는 전역한 지 3년여 남짓 된 매티스 후보자에 한해 예외를 적용하는 법률안을 찬성 24명, 반대 3명의 압도적인 차이를 통과시켰다.
군사위를 통과한 이 법안은 오후 상원 본회의 표결에서도 찬성 81명, 반대 17명으로 처리됐다. 매티스 후보자의 의회 인준은 거의 확실해졌다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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