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전남에 극심한 봄가뭄 오나…가뭄지도에 '경고등'
보령·평리댐 저수율 예년 절반 수준…가뭄 계속되면 3월에 '경고단계' 예상
수공 "금강·영산강 급수체계 조정…주변 댐 용수 대체 공급"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올해 겨울 턱없이 부족한 강수량 탓에 다가오는 봄 충남과 전남 일부 지역에 극심한 가뭄이 우려된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수자원공사 등 국내 물 관련 기관에서 통합 운영하는 가뭄지도에 경고등이 켜졌다.
가뭄지도에 따르면 가뭄 3개월 전망치에 충남 서북부와 전남 일부 지역에 생활·공업용수 및 농업용수가 크게 부족할 것으로 각각 예상됐다.
충남 서북부 식수원인 보령댐의 지난해 홍수기 이후 최근까지 강수량은 예년의 65%, 전남 평림댐은 예년의 84%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보령댐과 평림댐의 저수율이 예년의 절반 수준까지 떨어져 용수공급 '주의단계'에 접어들었다.
보령댐은 가뭄이 계속될 경우 오는 3월께 '경고단계'까지 내려갈 것으로 수자원공사는 내다봤다.
용수공급 주의단계가 되면 하천유지 용수 방류량을 줄이고, 경계는 하천유지 용수와 농업용수까지 줄인다. 심각단계에서는 식수까지 일부 차단한다.
보령댐은 지난해 8월 이후 하천유지 용수를 하루 3.1만t에서 87% 감축해 저수량을 비축하고 있다. 평림댐도 지난해 12월부터 하천유지 용수를 80%나 줄였다.
봄 가뭄에 따른 물 부족이 예상되면서 수자원공사는 단기 대책으로 보령댐과 평림댐의 급수체계를 조정했다.
그동안 보령댐에서 용수를 받아온 서천과 당진은 하루 3.1만t의 물을 대청댐과 용담댐에서 대체 공급한다.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설치한 금강 백제보∼보령댐 도수로를 보령댐이 경계 단계에 도달하면 즉시 가동, 하루 최대 11.5만t의 금강 물을 백제보에 공급할 방침이다.
또 영산강권 급수체계를 조정, 물 부족이 예상되는 평림댐 대신 주암댐 물을 하루 11만t씩 전남 정성, 담양, 함평 지역에 대체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중장기적인 대안으로 충남 서북부에 광역상수도 건설을 추진하고, 서산 대산임해산업단지에 월 10만t 규모의 해수 담수화시설 건설을 계획 중이다.
수자원공사는 이런 내용을 담은 '봄 가뭄 대책'을 오는 13일 국회에서 열리는 가뭄 대토론회에서 발표할 방침이다.
김현식 수자원공사 통합물관리처장은 "겨울철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3도나 낮아 초봄까지 라니냐 발생이 예상된다"며 "그렇게 되면 국내 겨울철 강수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봄 가뭄에 대응하는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young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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