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특종 기자 출신 늦깎이 공무원 임재식…'인생이모작'

입력 2017-01-12 09:57
[사람들] 특종 기자 출신 늦깎이 공무원 임재식…'인생이모작'

익산국토청 민간경력 공채 7급 합격…"기자·공무원은 국민에 봉사 공통점"

(광주=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기자와 공무원은 국민(주민)을 위해 일하고, 국가와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익산지방국토청 홍보담당 임재식(49·7급) 행정주사보는 '특종 기자' 출신으로 지천명(知天命·50세)을 바라보는 나이에 공복(公僕)이 된 늦깎이 공무원이다.

전남 나주 출신인 임 주사보는 전남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광주매일신문에 입사한 뒤 16년 동안 기자로서 활약했다.

사회부 기자 당시 경찰이 애꿎은 시민을 살인범으로 몰아 구속한 사실을 끈질긴 취재 끝에 밝혀내 당시 박헌주(현 광주 중앙한의원 원장) 기자와 함께 제30회 한국기자상과 제1회 앰네스티 언론상을 각각 받는 등 특종 기자로 이름을 날리기도 했다.

임 주사보는 지역 언론 환경이 열악해지자 2010년 익산지방국토관리청 영산강살리기사업팀 홍보팀장(전문계약직 나급)으로 '변신'했다.

계약직 공무원으로 신분이 보장되지 않은 그는 정권이 바뀌고 4대강 사업이 쇠락하자 2015년 5월 공무원 직장을 잃게 됐다.

당시 그의 나이 47세.

삶의 좌표를 잠시 잃은 그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공직에 다시 밟을 딛기로 마음을 먹었다.

인사혁신처가 주관한 민간경력자 공채(7급)에 응하기로 하고, 밤낮으로 책과 씨름을 했다.

나이 탓인지 어제 본 책 내용이 다음날이면 머릿속에서 지워지기를 반복.

'공시족'을 포기할까 생각도 해봤지만, "다시 시작해보자"며 이를 악물고 머리를 감싸며 공부한 끝에 필기시험, 서류전형, 면접 모두 통과해 2016년 1월 정규직 공무원이 됐다.

임 주사보는 현재 익산국토청에서 홍보 담당과 함께 하자 담당을 맡고 있다.

'인생이모작'으로 새 삶을 사는 것이다.

임 주사보는 12일 "기자들 대한 불신이 있는 공무원들에게 업무적으로 인정받고 인간적으로 신뢰를 받기 위해 두 배 노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기자 출신이라는 점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언론의 취재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공무원 신분이 안정되면 지역과 지역 언론 발전을 위해 역할을 하고 싶다"며 "항상 기자 출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부끄럽게 살지 않겠다"고 밝혔다.

shch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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