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야권단일후보 선출 위한 '촛불광장경선' 제안
"전국 광장에 투표소 설치해 투표…후보들이 결정하면 된다"
"文 조용해선 대선승리 어려워…판 깨지 않는 선까지 논쟁·토론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박원순 서울시장이 야권 단일후보 선출을 위한 '촛불공동경선'을 제안했다. 더불어민주당뿐 아니라 국민의당, 정의당, 시민사회 등 범야권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을 치러 단일후보를 내자는 제안이다.
박 시장은 1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자신이 10일 주장한 '촛불공동정부'에 대해 설명하면서 "지금은 사실 어느 정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이 돼도 소수정당이 집권하게 되기 때문에 이런 공동 정부가 아니면 국민들이 원하는 엄중한 개혁을 추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촛불공동정부 구성을 위해 "촛불공동경선을 실시하면 된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공동정부에 동의하는,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정의당, 국민의당 또 심지어는 시민사회를 포함한 모든 국민이 참여하는 촛불공동경선을 통해 야권단일후보를 선출하자는 것"이라며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전국 각지 촛불집회가 열렸던 촛불광장에 수만 개의 투표소를 설치해 누구나 자유롭게 공동정부 후보 선출에 참여하게 하자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광장에서의 이런 경선에 딱 합의하면 정말 세계적인 드라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시장은 2011년 서울시장 선거 때도 당시 민주당과 민주노동당 후보가 공동 경선을 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하며 "(촛불공동경선을 하면) 아마 수백만이 참여하게 되고, 그 경선에 뽑힌 사람은 반드시 경선(대통령)에 당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걸(촛불공동경선) 동의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당이 구태여 나서지 않아도 되고 후보들이 결정하면 당은 지지해 주고, 또 만약에 어려우면 그때 가서 조정해도 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최근 더불어민주당 경선 룰 논의에 불참하는 것에 대해서는 "그런 경선룰 협상에 가면 국민을 감동시키는 경선이 아니라 어떻게 자기가 이길 룰을 만들까 이런 신경전술을 쓰기 마련"이라며 "어떻게 국민을 감동시키고, 민주당을 승리로 이끌까 고민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최근 박 시장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를 '청산의 대상'으로 공격하는 등 논란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조금 과도하게 언론에 보도된 점이 있다"며 한발 물러섰다.
박 시장은 "공당인 민주당이 친문당(친 문재인 당)이라고 불리는 게 현실이지 않느냐"라며 "스스로 먼저 뼈를 깎는 혁신과 내부에 잘못된 정치문화를 청산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발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문 전 대표가 지금 이렇게 조용하고 무난하게 논쟁하지 않고 후보로 선출되면 오히려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본다"며 "굉장히 논쟁적으로 열린 광장에서 얼마든지 논쟁하고 토론하되 그 대신 판은 깨지 않는 선까지 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씨름에서 가장 묘미가 있는 승부는 뒤집기 한판이다. 2002년에 노무현 대통령이 바로 이런 뒤집기 승부를 통해 정치와 국민에게 감동을 줬다"며 "이런 흥미진진하고 감동을 주는 뒤집기 정치가 이번 대선에도 저는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 씨름도 흥행시키고 뒤집기도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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