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야당 오성운동, 유럽의회 새 교섭단체 결성 시도 좌절

입력 2017-01-11 18:59
伊야당 오성운동, 유럽의회 새 교섭단체 결성 시도 좌절

그릴로 대표 "페어호프슈타트 ALDE 대표, 기성 체제 압력에 굴복"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유럽통합 회의론·포퓰리즘을 앞세우는 유럽의회 정파에서 탈퇴해 좀 더 진보적인 '자유민주당그룹'(ALDE)과 새로운 교섭단체 결성을 꾀하던 포퓰리즘 성향의 이탈리아 제1야당 오성운동의 계획이 좌절됐다.

베페 그릴로 오성운동 대표는 10일 자신의 블로그에 ALDE 합류 협상이 무위로 끝났음을 공식적으로 선언하고 "옹졸한 기 페어호프슈타트 ALDE 대표가 기성 체제 압력에 굴복했다"고 비난했다.

그릴로 대표는 이어 "페어호프슈타트 대표는 겁쟁이처럼 기성 체제에 굴복한 것에 스스로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ALDE과의 협상이 실패한 이상 우리는 당원 투표에서 결정된 차선책을 존중해 '자유와 직접민주주의의 유럽'(EFDD)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의회에서 17석을 보유하고 있는 오성운동은 영국독립당(UKip)의 나이절 패라지가 공동 대표로 있는 유럽의회 교섭단체 EFDD와 갈라서는 대신, 페어호프슈타트 전 벨기에 총리가 이끄는 68석의 유럽의회 4번째 교섭단체 ALDE과 새로운 교섭단체를 결성하는 방안을 타진해왔다.

앞서 그릴로 대표는 "우리와 ALDE는 직접민주주의, 투명성, 자유, 정직의 가치를 함께한다"며 ALDE와의 연합으로 유럽의회 3번째 정파로 부상하며 유럽의회 내 영향력 확대를 꾀했다.

하지만 페어호프슈타트 대표는 지난 9일 "우리와 오성운동 사이에는 유럽 관련 핵심 의제에서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며 "오성운동과의 연대 절차를 진행할 근거가 충분치 않다"며 그릴로의 제안에 퇴짜를 놓았다.

오성운동의 탈퇴 움직임에 대해 "오성운동이 EU에 가장 우호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는 ALDE에 합류하는 것은 완전히 비합리적인 것"이라고 비판해온 패라지 대표는 이날 오성운동의 잔류 결정에 성명을 내고 "오성운동의 복귀를 환영한다. 오성운동과의 모든 이견은 우호적인 방식으로 해소됐다"고 밝혔다.

오성운동은 EFDD 잔류의 선결 조건으로 ALDE와의 연대 협상을 이끈 다비드 보렐리 EFDD 공동 대표를 사퇴시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오성운동은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로 영국독립당과 오성운동의 지향점이 달라진 것을 EFDD 탈퇴의 이유로 설명한 바 있다.

오성운동은 이탈리아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잔류 여부를 국민투표에 부쳐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패라지가 이끄는 영국독립당이 주도한 것과 같은 EU 탈퇴에는 선을 긋고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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