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바이러스 발견·철새떼 북상…끝 안 보이는 AI(종합)
충북도 살처분 종료 30일 된 5곳 이동제한 해제 않고 주시
철새 도래지 집중 예찰…안성서 새로운 H5N8형 발견돼 '긴장'
(청주=연합뉴스) 변우열 기자 = 충북에서 무서운 속도로 가금류 농장을 휩쓸던 조류인플루엔자(AI)가 소강 국면으로 접어든 모습이다.
보름 가까이 바이러스에 걸린 농장이 나오지 않고, 일부 지역은 이동제한 해제 가능 조건을 갖추면서 AI가 종식 단계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방역 당국은 "아직 안심하기 이르다"며 긴장을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달 29일 음성군 금왕읍 메추리농장에서 AI가 발생한 이후 14일째 의심 신고가 접수되지 않았다.
도내에서는 지난해 11월 16일 음성의 한 육용 오리농장에서 AI가 처음 발생한 이후 청주·진천·충주·괴산·옥천 등 도내 6개 시·군 85개 농장으로 퍼졌다.
그동안 108개 농장(예방적 살처분 포함) 392만 마리가 매몰 처분되면서 가금류 농가를 공포에 몰아넣었다.
이런 AI가 지난달 중순을 넘어서면서 한풀 꺾였다. 매일 터지던 AI는 2∼3일에 1건 정도로 뜸해지더니 최근 14일째는 한 건의 의심 신고도 없었다.
특히 오리 주산지로 꼽히는 충북에서는 73개 농가의 오리 77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AI 주범'으로 꼽혔던 오리가 초토화되면서 오리 사육농가가 4곳만 남아 오리농장이 AI의 매개체가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특히 보호지역(AI 발생 농장 반경 3㎞), 예찰지역(〃 10㎞)에 묶인 14곳 가운데 청주, 충주, 괴산, 음성 맹동, 진천 덕산 등 5곳은 이동제한을 풀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이동제한 해제는 해당 지역 내 살처분을 마친 뒤 30일이 지나고 환경검사 등을 통과하면 가능하다. 이들 지역은 모두 지난달 12일 이전에 살처분이 끝났다.
그러나 충북도는 아직 이들 지역의 방역대를 해제해 이동제한을 풀 계획이 없다.
AI가 진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도가 걱정하는 것은 서해안과 남쪽에 머무는 철새들이 이달 말을 전후해 대규모 북상하기 때문이다.
도는 철새 도래지를 청주 대청호·미호천권, 충주호권, 진천 백곡·초평지권, 괴산 문광·소수지권 등 4개 권역으로 나눠 매일 8명씩 투입해 철새의 이동 상황과 폐사 등 이상 징후를 예찰하고 있다.
경기 안성 야생조류 분변에서 전국에 확산한 H5N6형 바이러스와는 다른 H5N8형이 발견됐고, 이 바이러스가 올겨울 한반도에 들어온 철새를 통해 유입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는 것이 방역당국의 분석이어서 철새에 대한 긴장의 끈을 더더욱 놓을 수 없는 처지다.
충북도는 12일 오후 시장·군수를 소집해 방역협의회를 열고 AI가 종식될 때까지 방역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도내 가금류 농가 251곳에에 대한 일제 검사도 지난 6일부터 진행하고 있다.
충북과 인접한 충남에서 AI가 이어진다는 점도 걱정거리다.
천안에서는 지난 3일 메추리농장에서 바이러스가 확인됐고, 아산의 육용종계 농장에서도 지난 10일 AI가 발생했다.
전국적으로 AI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충북이 먼저 방역대를 해제하는 것 역시 부담이다.
또 이동제한 해제에 필요한 바이러스 잠복 상태 등의 환경검사도 현재까지 진행하지 않았다. 서둘러 환경검사를 진행했다가 자칫 이동제한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방역대 내 농가의 가금류 분변 등에 대한 환경검사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다시 3주간 이동제한의 조치가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충북의 가금류 이동제한의 해제는 AI가 더 발생하지 않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다음 달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도의 한 관계자는 "AI가 잇따라 터진 뒤 발생 주기가 길어지면서 종식되던 예년의 패턴으로 보면 마무리 단계로 판단할 수는 있지만, 올해는 워낙 AI가 극성을 부려 안심할 수 없다"며 "음성에서 발생한 AI로 진천까지 방역대가 포함되는 등 방역대가 서로 얽혀있어 이동제한 해제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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