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농축우라늄 300㎏ 미만으로 감축' 美보도 부인(종합)
ISA 시한 연장엔 우려 표시로 그칠 듯
(테헤란·서울=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김보경 기자 = 이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앞두고 재작년 타결된 핵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이란은 9일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핵협상 관련국 회의(공동위원회)에서 나탄즈 핵시설에 침전물 형태로 남은 저농축 우라늄을 모두 반출해 재고량을 300㎏ 미만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WSJ는 핵협상이 타결된 2015년 7월 기준으로 이 잔류 우라늄의 양이 100㎏ 정도라고 추산했다.
이는 핵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에서 1만kg에 달하는 농도 5% 미만의 저농축 우라늄 비축량을 외부 반출 또는 희석해 300kg 미만으로 줄이기로 한 약속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또 이란이 이토록 핵 합의 이행에 속도를 내는 것은 열흘 앞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의 취임과 무관치 않다고 해석했다.
이에 대해 이 회의에 참석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WSJ의 기사가 오보라면서 "이란은 나탄즈 핵시설의 파이프와 설비를 청소하면서 얻게 될 저농축 우라늄은 JCPOA에서 정한 상한선 300㎏에 포함하지 않기로 합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락치 차관은 "청소 작업으로 얻는 저농축 우라늄이 300㎏에서 제외된 만큼 이란은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여유가 더 생긴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합의 내용을 조만간 홈페이지에 올려 공개할 방침이다.
아락치 차관은 또 미국이 이란 제재법(ISA)의 시한을 10년 더 연장한 데 대해 "공동위원회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기로 했다"면서도 "이를 공동위원회에 공식 회부해 분쟁을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공동위원회는 10일 낸 보도자료에서 "미국의 ISA 시한 연장이 JCPOA에 따른 대(對)이란 제재 해제와 이란에서 외국 회사가 사업하는 데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미국이 확약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JCPOA에 따르면 핵협상 당사국은 어느 한 곳이라도 JCPOA를 어긴다고 판단하면 이를 안건으로 제기해 조정을 거치도록 하는 분쟁 해결 절차를 정해 놨다.
이번 공동위원회는 ISA 연장과 관련, 이란이 요구해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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