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오승환 WBC 대표팀 발탁…김현수는 제외"(종합3보)
오승환, 해외원정도박 논란 딛고 대표팀 최종 엔트리 넣기로
김현수, 김인식 감독과 통화 "대표팀 출전 어렵다"
텍사스도 추신수 WBC 출전 반대…메이저리거는 오승환 1명뿐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이대호 기자 = 김인식(70) 2017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야구 대표팀 감독이 고심 끝에 마무리 오승환(35·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을 WBC 최종엔트리에 포함하기로 했다.
그러나 외야수 김현수(29·볼티모어 오리올스)는 WBC 출전이 어렵다고 전해왔다.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도 소속 구단이 WBC 출전을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감독은 11일 서울시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선동열, 이순철 송진우, 김동수, 김광수, 김평호 코치와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오승환 대표팀 승선 여부를 논의했다.
일주일 전인 4일 오승환의 대표팀 발탁을 유보했던 김인식 감독과 코치진은 이날 결론을 내렸다.
회의가 끝난 뒤 김 감독은 "오승환은 꼭 필요한 선수다. 대표팀에 넣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발 요원 양현종(KIA 타이거즈)이 몸 상태가 괜찮다고 하고, 훈련을 빨리 시작해 3월 대회에 맞춰 구위를 끌어 올린다고 한다"며 "양현종 발탁이 어려우면 (수술을 받은) 선발 요원 김광현 대체 선수로 선발 투수를 뽑으려고 했는데, 다행히 양현종이 괜찮다고 하니 김광현 자리에 마무리 오승환을 뽑기로 했다"고 설명을 추가했다.
마운드에 공백이 큰 대표팀에 미국 메이저리그가 인정하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전력상 꼭 필요한 선수다.
그러나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지난해 1월 벌금 1천만원을 선고받고 KBO로부터 '한국에 복귀하면 해당 시즌 정규시즌의 50% 출전 금지' 처분을 받은 오승환의 WBC 출전을 반대하는 여론도 있었다.
고민을 거듭하던 코칭스태프가 드디어 결론을 내렸다.
최대한 빨리 결정을 내리는 게 오승환과 대표팀을 위한 일이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승환은 6일 개인 훈련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일단 훈련은 열심히 하겠다"며 대표팀 발탁 문제에는 말을 아꼈다.
김 감독은 "오승환이 출국하기 전 나와 통화를 하며 'WBC 대표팀에 뽑히면 구단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싶다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며 "오승환에 대한 비판 여론이 있는 것도 알고 있다. 오승환이 WBC에서 나라를 위해 뛰며 만회하려는 마음이 강하다"고 전했다.
다른 메이저리거의 WBC 대표팀 합류는 가능성도 희박하다.
김현수는 11일 김인식 감독에게 전화를 걸어 "WBC 출전이 어렵다"고 밝혔다.
지난해 미국 프로야구에 진출한 김현수는 스프링캠프에서 부진해 구단의 마이너리그 강등 요구까지 받았다.
마이너리그 강등 거부권을 사용해 빅리그에 남았지만, 시즌 초에는 주로 벤치를 지켰다.
제한된 기회 속에서도 김현수는 9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2, 6홈런, 22타점을 기록하며 주전급 선수로 도약했다.
하지만 2년 차에 접어든 올해에도 김현수의 팀 내 입지는 탄탄하지 않다.
결국 김현수는 스프링캠프 기간에 열리는 WBC에 출전하지 않고 팀 훈련에 전념하기로 했다.
김인식 감독도 김현수의 뜻을 받아들여 대체 선수를 뽑기로 했다.
추신수의 WBC 출전 가능성도 매우 낮다.
김 감독은 "텍사스가 KBO에 추신수의 대표팀 합류가 어렵다는 뉘앙스의 메일을 보냈다. 추신수가 고액 연봉 선수고, 지난해 부상이 많았던 걸 걱정하는 것 같다"며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부상방지위원회, 선수노조가 메이저리거의 WBC 출전 문제를 논의하고 결과를 전달하기로 했다. 하지만 추신수 (거취)는 아무래도 구단 쪽 의견에 무게가 실릴 것 같다"고 밝혔다.
KBO 관계자는 "텍사스가 '추신수의 WBC 출전 여부는 메이저리그 부상방지위원회의 결정에 따른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20일 이후에 부상방지위원회, 선수노조와 내린 결론을 통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텍사스는 지난해 4차례 부상자 명단의 오른 추신수의 WBC 출전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음주 운전 사고를 낸 강정호(30·피츠버그 파이리츠)는 이미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결국 한국인 메이저리거 중 오승환만이 2017년 WBC에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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