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사죄받지 못한 위안부 합의는 무효…새로 협상해야"

입력 2017-01-11 13:20
수정 2017-01-11 15:24
문재인 "사죄받지 못한 위안부 합의는 무효…새로 협상해야"

"정부, 일본과 합의 내용 국민 앞에 당당하게 밝히라"

(천안=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1일 충남 천안에서 위안부 피해자 묘소를 참배하고 전통시장을 돌며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께 천안시 서북구 성거읍 망향의 동산 위안부 피해자 묘소를 찾았다.

망향의 동산은 일제 침략으로 고통받다가 이국땅에서 숨진 해외동포와 재일동포가 안장돼 있다. 납골당과 매장 묘역에는 41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가 잠들어 있다.

망향의 동산 위령탑에서 헌화·분향한 문 전 대표는 위안부 피해자 묘소에서 묵념하며 고인의 넋을 기렸다.

문 전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 농단 속에서 이뤄진 위안부 합의는 돈 10억엔만 받았을 뿐 공식적인 사죄조차 받지 못한 무효 합의"라며 "위안부 문제에 대해서 새롭게 협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 소녀상을 두고 일본이 주한대사를 소환하고 통화스와프를 중단한 조치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 정부가 소녀상 문제에 대해서도 뭔가 연연해 합의하고서 떳떳하게 밝히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든다"며 "정부는 이제라도 그때 했던 합의 내용을 국민 앞에 당당하게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지역의 대표적인 야당 원로인 황규영 씨 자택을 찾아 차담을 하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도 충청에서 이겼다. 충청에서 이겨야만 정권교체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황씨는 '올해 정권교체를 꼭 할 수 있도록 힘을 달라'는 문 전 대표의 부탁에 대해 "믿습니다"라며 박수로 화답했다.

문 전 대표는 황씨 가족이 내놓은 음식 중 고구마 2개만 연달아 먹었다. 그는 "고구마를 먹으면 배가 든든하다"며 자신을 '고구마'에 비유한 바 있다.



그는 이어 구본영 천안시장 등과 함께 전통시장인 성환이화시장 곳곳을 둘러 보며 상인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문 전 대표는 채소가게에 들러 고구마와 냉이를 사고 구운 김을 먹기도 하며 자연스럽게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1만원 짜리 계란 한 판도 구매했다.

안경을 파는 한 상인은 문 전 대표의 안경을 깨끗한 천으로 직접 닦아주며 "세상을 밝게 보고 정치를 잘하시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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